
■ 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매년 4월 5일은 나무 심는 날, 식목일(植木日)이다. 1946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제80회째를 맞았다. 최근 경남·북을 휩쓸며 10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사상 최악의 대형산불은 그 어느 때보다 산림 보호에 대한 중요성과 경각심을 일깨우게 한다.
식목일의 연원은 대체로 두 가지다. 신라 문무왕이 당나라 세력을 몰아내고 삼국통일의 성업을 완수한 677년 2월 25일(양력 4월 5일)에서 비롯됐다는 설과 조선 성종이 1493년 3월 10일(양력 4월 5일) 동대문 밖 선농단(先農壇·조선시대 때의 제단)에서 밭을 갈며 풍년을 기원한 날에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정부는 1949년 식목일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기념일로 바뀐 것은 2006년부터다. 식목일 시기는 봄 기온이 상승하고 일조량이 증가하면서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적 조건이 갖춰지는 때다.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따뜻해지면서 나무를 심는 적합한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지역별 기후를 고려해 집중적으로 나무를 심는 날짜가 모두 다르다. 어떤 지역은 이르면 2월 말쯤부터 나무를 심는 곳도 있다.
나무를 심기에 가장 좋은 기온은 평균 6.5도. 식목일이 제정됐던 1940년대에는 서울의 4월 초 평균 온도가 7.9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10도를 넘는다. 환경단체는 아예 식목일보다 1∼2주 앞당겨 나무를 심는 ‘온난화 식목일’ 나무심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기후 변화에 맞춰 식목일을 변경하는 것이 옳은가. 이미 봄이 온 4월에 나무를 심으면 양분 공급이 충분치 않아 3월에 심는 것이 적절하다는 주장이 제기된 지는 오래다. 하지만 식목일이 가지는 상징성을 고려해 4월 5일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어찌 됐든 불멸의 한 가지는 식목일의 의미가 하늘의 별처럼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도서관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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