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빛내리교수팀, 사이언스에 발표
암·감염병 등 치료제 개발 기대감


세계적 석학으로 꼽히며 노벨상 수상 후보로 종종 거론됐던 김빛내리(사진) 기초과학연구원 리보핵산(RNA) 연구단장 겸 서울대 생명과학부 석좌교수 연구팀이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작동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mRNA 기반 기술이 새로운 백신 및 치료제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효능과 안정성에 기여했다는 평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김 단장팀이 mRNA 백신의 세포 내 전달과 분해를 제어하는 단백질 군을 찾아내고 작동원리도 최초로 규명해 4일 최고 권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mRNA 기반 기술은 단백질 정보를 담은 RNA를 세포에 넣어 특정 단백질을 세포가 만들도록 하는 기술로 코로나19 백신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간 치료용 RNA가 체내에서 어떻게 작동·조절되는지 구체적인 기전이 충분히 알려지진 않았다. 연구진은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mRNA가 세포 내로 전달·유입되는 데 필요한 핵심 단백질 인자들과 조절 경로를 밝혀냈다. 또 RNA 치료제에 대한 주요 억제 인자와 외부 RNA 침입을 경보하는 양성자 이온의 역할도 최초로 발견했다.

김 단장은 약 20년 전 체내에서 mRNA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고 2020년 세계 최초로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자 지도를 그려 치료제 개발에 기여한 바 있다. 이번 연구로는 백신·항암·줄기세포 치료 등 다양한 mRNA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그는 “mRNA 전달을 돕는 물질을 찾아 전달 효율을 증대시킬 수 있는 기술 개발의 이론적 기반을 제공했다”며 “mRNA 파괴 물질도 찾았기 때문에 회피 기술을 추가 개발하면 약의 용량을 줄여 효과적이면서도 부작용을 줄이는 안전한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 1 저자인 김명환 박사가 연구 세팅을 하면서 질병관리청에 기술 이전했고, 국제백신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통해 백신을 더욱 안정적으로 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와 같은 기본적 이해를 갖고 시작해야 (RNA 기술이) 멀리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구혁 기자 gugija@munhwa.com
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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