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연 피아니스트. 유니버설뮤직 제공
최희연 피아니스트. 유니버설뮤직 제공


"베토벤이 침묵 기간을 깨고 작곡하면서 소나타를 진화시키며 간 방향은 통일이에요. 특히 후기 소나타는 합창 교향곡과 같은 메시지를 담고 있죠. 지금 어느 시대보다 그 음악이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피아니스트 최희연(57)이 10년에 걸쳐 32곡의 베토벤 소나타 전곡 녹음을 마무리하고 앨범 출시와 함께 리사이틀을 선보인다. 지난 2일 대구에서 공연한 그는 오는 1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IBK 기업은행챔버홀에서 독주회를 연다.

지난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풍월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희연은 지금 이 시대에 베토벤 음악을 들어야 하는 이유를 묻자 "전 세계적으로 양극화된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며 베토벤의 소나타가 화합의 메시지를 준다고 설명했다.

6세에 인천시향과의 협연으로 데뷔한 최희연은 한국 피아니스트의 중심 계보를 잇는 독보적인 연주자다. 1999년에는 서울대 음악대학 역사상 최초이자 유일하게 공개 오디션을 통해 교수로 임용됐다. 최희연은 특히, 베토벤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는데, 이미 2002년부터 금호아트홀에서 4년에 걸쳐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연주했고, 당시 전 석 매진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2023년부터는 미국 명문 음대인 피바디 음악원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번 앨범이 나오기까지는 2015년 첫 녹음을 시작한 이후 1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녹음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2003년 처음으로 녹음을 결정했으나, 2004년 결혼과 임신으로 한번 무산이 됐고, 이후 후원자가 세상을 뜨면서 다시 중단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그러나 최희연은 해당 작업을 계기로 베토벤을 더 깊게 이해하게 됐다며 "이 여정을 통해 시작할 땐 미처 몰랐던 것들을 알아갔다"고 말했다.

10일 공연의 연주곡은 베토벤 소나타 21번 ‘발트슈타인’과 후기 소나타 30번, 31번, 32번이다. 최희연은 후기 소나타 3곡을 두고 "웬일인지 최근 들어 가장 친밀하게 느낀다"고 전했다. 이어 ‘발트슈타인’ 선정 이유에 대해서는 연주와 녹음을 도와준 고 한스 라이그라프 교수, 고 박성용 금호문화재단 회장, 고 문계 음반 수집가에게 헌정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 이 곡은 베토벤이 후원자 발트슈타인 백작에게 바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최희연도 비슷한 마음에서 해당 곡을 선곡했다고 덧붙였다.

김유진 기자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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