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의 라스트 댄스… 최대 리스크는 아본단자 감독

V리그 챔피언결정 3·4차전때
아본단자, 특정 선수 야단치고
변하지 않는 전술로 패배 자초
김연경의 우승 피날레 걸림돌



김연경(흥국생명)의 ‘라스트 댄스’ 완성을 위한 최대 리스크가 팀을 이끌고 있는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연경과 흥국생명은 8일 오후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정관장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5차전을 치른다. 정규리그 1위 흥국생명은 1, 2차전을 승리해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눈앞에 뒀으나 3, 4차전을 패해 마지막 5차전까지 쫓겼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은 3차전에서 챔피언결정전의 마침표를 찍겠다는 공약을 걸었으나 지키지 못했다.

김연경은 해외 진출 이전 두 번의 통합우승을 포함해 V리그에서 세 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했다. 하지만 최근 4시즌 중에는 V리그에서 경기한 3시즌 모두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에 머물렀다. 2022∼2023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2연승 후 3연패해 V리그 최초로 1, 2차전 승리 후 준우승에 그쳤던 경험이 반복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흥국생명의 위기를 자초한 것은 다름 아닌 아본단자 감독의 ‘뻔한 전술’과 ‘선수 공개 질책’ 등이 거론된다. 이탈리아 출신으로 세계무대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아본단자 감독은 부임 후 매 시즌 흥국생명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끌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흥국생명의 정규리그 1위 비결이 김연경을 중심으로 한 선수단의 객관적인 기량 차일 뿐 아본단자 감독의 지도력은 아니라는 것이다. 참다못한 흥국생명의 일부 팬은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아본단자 감독의 퇴진을 요구하는 트럭 시위까지 벌였다.

‘원맨팀’의 특성상 감독의 전술·선수 활용 등이 더욱 강조된다. 하지만 아본단자 감독은 3시즌 동안 크게 변하지 않는 전술과 선수 기용이 상대 팀에 모두 읽혔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도 경기 중 특정 선수를 향한 강한 질타가 선수들의 멘털을 흔들어 오히려 3, 4차전의 패배 원인이 됐다는 지적까지 제기됐다. 감독이 선수들을 다그치는 모습은 상대팀인 정관장 고희진 감독과도 대비된다. 4차전 5세트에서 7-10으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고 감독은 “아직 충분한 기회가 있다”며 선수들을 다독였고, 이후 5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트로피를 들 기회가 남았다. 홈 팬의 든든한 응원과 함께할 흥국생명이 여전히 우위라는 객관적 평가도 있다. 다만 앞서 두 시즌, 그리고 이번 시즌 3, 4차전의 패배를 경험한 아본단자 감독의 실력 발휘가 가장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