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 최고위급 회담 개최 예고
핵합의 파기 7년만에 협상 재개
“성공적이지 않다면 위험 처할것”
트럼프, 이란에 군사 행동 경고
이란은 “오만 중재로 간접협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이란 측과 직접 대화를 하는 중이라며 이번 주말 ‘최고위급’ 회담 개최를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당시인 2018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이란과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 행동계획)를 파기한 지 7년 만에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되는 것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초에 주력했던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중동 지역 분쟁 해결로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방미 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 전 취재진의 이란 관련 질문에 “이란과 직접 대화를 하고 있다”며 “(이미) 시작했다”고 답했다. 이어 이란과의 대화가 “토요일(12일)에 계속될 것”이라며 “우리는 매우 큰 회담을 한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볼 것”이라고 밝혔다. 대화의 ‘급’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거의 최고위급”이라고 말했고, 장소에 대한 질문에는 답을 피했다. 다만 그는 ‘외교가 실패하면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파괴하기 위한 군사행동을 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질문에 “만약 대화가 성공적이지 않다면 이란은 큰 위험에 처할 것으로 나는 생각한다”며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 그것이 전부”라고 경고했다. 실제 이날 영국 텔레그래프는 미국이 최근 이스라엘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추가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에 협상을 압박하면서도 중동 지역에 각종 군사자산을 집결시키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직접 협상이 아닌 간접 협상이라고 밝혔다. 이날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X에 “이란과 미국이 12일 오만에서 만나 간접 고위회담을 진행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익명의 이란 고위 관료도 로이터통신에 “대화는 직접적이지 않을 것”이라며 “오만의 중재에 따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협상 제안 서한을 보냈을 때도 오만을 통한 간접 대화를 하자고 답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 휴전도 언급하는 등 중동 지역 분쟁 해소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 전쟁이 지난달 재개된 것에 관해 “또 다른 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가자지구가 “매우 중요한 부동산”이라며 “미국과 같은 평화유지군이 가자지구를 통제하고 소유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가자 주민들을 다른 국가로 이주시킨 후 미국이 이 지역을 점령해 휴양지로 개발하겠다는 ‘신(新)가자 구상’ 실현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도 “가자지구를 떠나는 주민들을 받아주겠다는 나라들과 대화 중”이라고 부연했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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