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 연합뉴스
中, 7610억달러로 미 국채 보유 ‘세계 2위’
매각 카드로 추가대응 나설지 주목


미국이 9일(현지시간)부터 중국에 대해 104%(트럼프 2기 출범 이후의 누적치)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예정인 가운데 중국이 이미 보유 중인 미국 국채 매각을 통해 금리 상승을 유도하며 미국 정부의 차입 비용을 증가시키려는 전략을 펼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글로벌 국채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21.2bp 급등한 4.203%를 기록했다(국채가격 하락). 이는 중국의 미국 국채 매각 움직임 때문일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중국은 미국 국채를 약 7608억 달러 보유하고 있어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보유국이다. 중국의 국채 매각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 정부의 이자 부담이 급격히 증가해 경제적 타격이 커질 수 있다.

텔레그래프는 “이론상 시 주석은 트럼프를 압박하면서 잠재적으로 (국채 매도라는) 핵무기급 옵션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중국이 미국 정부 부채를 매도하는 방식을 선택한다면 미국에 대한 타격은 ‘지진’과 비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실제로 7일 미국의 국채금리가 이례적으로 폭등한 바 있다. 이날 10년물 국채금리는 4.177%로 전 거래일보다 약 17bp(1bp=0.01%포인트) 상승했으며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624%로 20bp나 튀었다. 국채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며 금리 상승한다는 것은 국채 매도 폭이 컸다는 의미다. 뉴욕의 한 채권 전문가는 “이례적인 국채 매도세를 설명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중국 측의 매도”라고 지적했다. 마켓워치는 중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이날의 큰 금리 상승은) 투자자들이 외국인투자가의 수요 감소 가능성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1월 말 현재 중국은 7610억 달러어치의 미국 정부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에 이어 두 번째 규모이며 외국이 보유한 미국 정부 채권의 10분의 1 수준이다. 다만 중국이 보유 달러 자산을 매각할수록 위안화 절상으로 수출 경쟁력이 줄어드는 자충수로 작용할 수 있어 중국 당국도 국채 카드 활용에는 신중할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수석 연구원인 로빈 브룩스는 “만약 매도한다면 2020년 3월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환율 관리 목적 매도로 미국 국채 수익률이 0.5%에서 1.3%로 올랐던 그 정도 수준이 상한선일 것”이라며 “(실행하더라도) 중국이 이와 관련해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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