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부산 강서구의 한 공장에서 현대차 관계자가 길이 16.5m·무게 36t에 달하는 국내 제1호 ‘고압 이동형 수소충전소’의 주요 장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지난 3일 부산 강서구의 한 공장에서 현대차 관계자가 길이 16.5m·무게 36t에 달하는 국내 제1호 ‘고압 이동형 수소충전소’의 주요 장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 경제전쟁 파고, 압도적 경쟁력으로 넘어라 - (2) 현대자동차

16.5m·36t 달하는 대형 트럭
트레일러엔 압축·충전기 탑재
가스·화재감지 등 안전 장치도

기존 중압형은 최대 50% 충전
충전압력 높여 성능·효율 개선
고정형보다 설치 쉬워 접근성↑
국내1호 고압이동형 연내 운영


지난 3일 부산 강서구의 한 공장. 공장 안에 들어서자 길이 16.5m·무게 36t에 달하는 거대한 트럭이 눈에 들어왔다. 이를 세우면 5층 건물 높이와 맞먹는 해당 차량은 현대자동차가 만든 국내 제1호 ‘고압 이동형 수소충전소’였다.

현대차 대형트럭인 엑시언트에 연결된 트레일러에는 마치 고정형 수소충전소를 옮겨 놓은 듯 수소압축기·저장용기·냉각기·충전기 등이 줄지어 탑재돼 있었다. 충전은 압축기로 압축한 수소를 용기에 담고, 충전기를 통해 저장된 수소를 차량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완충까지는 약 5분이 걸린다.

이미 국내에는 이동형 수소충전소가 중압형으로 도입됐는데 이번 고압형과의 가장 큰 차이는 100% 완충 가능 여부다. 기존 중압 이동형 수소충전소는 수소전기차 넥쏘를 기준으로 대당 최대 50%까지만 충전을 할 수 있었다. 이는 수소를 주입하는 힘을 뜻하는 압력 단위 바(bar)의 차이 때문인데, 중압형에서 350바에 그쳤던 압력은 고압형에서 700바까지 개선됐다.

충전압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내구성과 안전성 등이 담보돼야 하는데 현대차는 강재를 사용한 타입2 압력용기(900바)와 복합재료를 사용한 타입4 압력용기(700바) 등 2종을 하나의 충전소에 적용해 100% 충전 서비스·충분한 수소 저장량 확보·자체적인 압력 회복 라인 구축 등 진일보한 운영 효율성을 확보하게 됐다. 또 고중량 차량 이동 시 발생하는 진동 저감과 안정성 확보를 위해 프레임 구조물·무게중심 조정용 트레일러 등도 장착했다. 방폭인증을 마친 전자기기류를 비롯해 가스감지기·화재감지기 등 추가적인 안전 사양도 차량 전반에 실렸다. 만약 차량에서 이상이 감지되면 알람이 울리면서 시스템이 자동으로 멈춘다.

이종현 현대차 전동화에너지솔루션부품개발팀 책임매니저는 “고압 이동형 수소충전소는 고정형 수소충전소와 비교해 더 작은 면적의 부지에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도심·충전수요 부족 지역에서 수소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수소차 이용자들의 접근성·편의성 등도 대폭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인 글로벌 수소 산업의 ‘선구자’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 수소 인프라 구축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수소 인프라 구축은 수소 사회 진입을 위한 필수 요건으로 이미 한국을 비롯해 미국·유럽·일본·중국 등 주요국들은 수소 산업 선두에 서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이면 전 세계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약 18%를 수소가 차지하고, 수소 시장 규모는 2조5000억 달러(약 3700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모빌리티 분야에선 수소 승용차가 4억 대, 트럭·버스는 2000만 대까지 늘어나 ‘수소로 움직이는 사회’가 펼쳐질 것으로 예측했다.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양산에 성공한 현대차는 수소 생태계 구축에 있어서도 시장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수소전기차에 수소를 공급하는 수소충전소는 수소 생산·저장·운송 기술과 공급 네트워크 등이 복합적으로 갖춰져야 운영할 수 있어서 수소충전소를 많이 갖춘 국가일수록 수소 사회에 더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는 직접 구축한 수소충전소 ‘H 스테이션’을 2019년 4월 안성 휴게소에 개소한 뒤 현재까지 여주·함안·하남·여의도·강동·부산·인천·완주(수소상용차 특화 충전소) 등 전국 9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고정형 수소충전소 대비 소면적에 설치할 수 있고, 부지 여건에 따라 건축물 공사가 수반되지 않는 이동형 수소충전소 ‘H제주 무빙 스테이션’도 지난해 11월 제주 구좌읍에서 1호 준공식을 열고 연내 운영을 준비 중이다. 고압 이동형 수소충전소도 올해 운영을 목표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동형 수소충전소는 ‘융복합·패키지형 및 이동식 자동차충전소 시설기준 등에 관한 특례기준’에 따라 도심 내에 있는 주유소·LPG충전소 부지에 함께 설치할 수 있고, 고정형 수소충전소보다 완화된 이격거리 기준을 적용받아 산업현장 등을 대상으로 한 충전설비 제공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제작후원/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SK, 포스코, 롯데, 한화, 이마트, KT, CJ, 대한항공, 카카오, 네이버

관련기사

이근홍

기사 추천

  • 추천해요 1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