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 남자의 클래식 -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봄’
기존의 3악장 아닌 4악장 구성
자신만의 낭만적인 개성 드러내
후대들이 ‘봄’이라는 별칭 붙여
현재까지 가장 사랑받는 소나타
베토벤 하면 흔히들 격정과 고뇌로 가득 찬 교향곡을 떠올리게 된다. 교향곡 ‘운명’이나 ‘영웅’에서 느낄 수 있는 숭고함으로부터의 감동은 그 여느 작곡가들의 작품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특별한 것이기 때문일 테다. 그러나 베토벤의 작품들 중에도 번민과 고뇌와는 거리가 먼, 오롯이 상냥하고 친절한 따듯한 봄의 기운을 그득히 담아낸 작품도 있다. 바로 ‘봄’이란 부제를 지닌 바이올린 소나타 제5번이다.
베토벤이 작곡가 이전에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였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가 피아니스트 이전에 독일 본의 궁정악단에서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켰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렇기에 베토벤은 바이올린이란 악기를 누구보다 사랑했으며 잘 이해한 작곡가이기도 했다.
베토벤은 전 생애에 걸쳐 총 10개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작곡하였는데 그 대표 격인 ‘크로이처 소나타’와 더불어 가장 유명하고 자주 연주되는 작품이 바로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봄’이다.
작품은 베토벤이 30세가 되던 해인 1800년에서 1801년에 걸쳐 작곡되었는데 이때는 베토벤에게 있어 매우 특별한 시기이기도 하다. 28세가 되던 해 베토벤은 처음으로 자신의 귀에 문제가 생겼음을 감지하게 되었고 30대 초반부터는 악기와 사람 목소리의 고음역대를 들을 수 없게 된다. 이 작품이 작곡된 시기는 베토벤의 귀가 본격적으로 멀어지기 시작한 때이지만 오히려 선배들을 답습하던 초기 시대를 지나 마침내 자신만의 개성을 폭발적으로 분출하기 시작한 때이기도 한 것이다. 이 작품에서 베토벤은 비로소 과거 선배들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있다. 3악장으로 구성하였던 이전의 바이올린 소나타들과는 달리 4악장으로 작곡하였으며 자신만의 낭만적 개성을 자유롭게 드러내며 곧 다가올 ‘걸작의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종종 베토벤은 두 개의 대조적인 성격의 작품들을 동시에 작곡해 발표하곤 했는데 이 작품 역시 그렇게 작곡되었다. 베토벤은 바이올린 소나타 4번과 5번을 동시에 작곡했는데 바이올린 소나타 4번에선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의 격정을 그려낸 반면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봄’에선 지극히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부드럽고 따사로운 봄의 서정을 그득히 채워내고 있다.
애초에 베토벤은 이 두 작품을 짝을 이루어 작품 23으로 한데 엮을 생각이었지만 지극히 상반된 작품의 성격을 고려해 각각 따로 출판하였다.
‘봄’이란 작품의 부제는 베토벤 본인이 직접 붙인 것은 아니다. 베토벤의 여느 작품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명랑한 악상이 듣는 이들로 하여금 봄을 연상케 하여 후대들에 의해 붙여진 별칭인 것이다.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 저자
■ 추천곡 들여다보기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봄은 ‘크로이처 소나타’와 함께 베토벤의 가장 유명한 바이올린 소나타로 1801년에 작곡되었으며 베토벤의 후원자인 모리츠 폰 프리스 백작에게 헌정되었다. 명랑한 곡의 분위기 때문에 후대에 의해 ‘봄’이란 별칭이 붙여졌으며 오늘날까지 자주 연주되는 바이올린 소나타 작품이다. 전체 4악장으로 구성되었으며 특히 봄의 기운이 가득한 1악장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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