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글 = 문호남 기자 moonhn@munhwa.com

무심코 올려다본 하늘에 ‘닭발’이 보입니다. 눈을 씻고 다시 보니 다름 아닌 가로수의 나뭇가지입니다. 가지치기를 지나치게 해서 나무들이 닭발처럼 흉하게 변했습니다. 풍성한 자태를 자랑하던 나무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매년 이맘때면 많은 지자체가 가로수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가지치기를 하고 있습니다. 전선에 닿을까, 간판을 가릴까, 민원이 들어올까 염려한 끝에 내린 선택은 무차별적 자르기입니다.

안전과 효율을 이유로 가지들이 잘려 나갔습니다. 나무의 생명뿐 아니라 도시의 숨결도 함께 앗아갑니다. 나무는 그늘이고 쉼이며, 작은 생명의 집입니다. 우리는 자연과 함께 살아야 하는데, 그 가장 단순한 진실을 자꾸 잊습니다.
문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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