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미국 연방 상원의원단 부부초청 만찬에 참석한 모습. 대통령실 제공
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미국 연방 상원의원단 부부초청 만찬에 참석한 모습. 대통령실 제공


박관천 "4월 4일 11시 22분 이후 국가 예산 사용 안돼"
"‘관저 정치’, 행사 비용 짚고 넘어가야"



경호처 사정에 밝은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 이후에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머무르는 것과 관련해 "비용이 국민의 세금으로 나가는 건 아닌지,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꼬집었다.

박 전 행정관은 9일 ‘MBC 뉴스투데이’에 출연해 "(윤 전 대통령은) 지난 4월4일 11시 22분부터 대통령직에서 파면됐다. 그때부턴 국가 예산을 사용하면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파면 후 ‘관저 정치’와 관련해 "정치인이라든가, 변호사라든가, 지인들을 불러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만찬도 한다던데, 엄밀히 말해 국가 예산을 쓰면 횡령"이라며 "행사 비용을 어떻게 했는지 그 부분은 나중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파면 당일인 지난 4일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난 데 이어 다음날에는 관저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 지난 6일에는 윤상현 의원과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박 전 행정관은 "예전에 검사로 계실 때 행사 부분을 총무 비서관실에서 국가 예산으로 집행했다면 그런 부분은 다 횡령으로 위법처리를 했지 않냐. 그런데 다른 사람이 하면 횡령이 되고, 나는 검사 출신이니까 하면 된다는 것은 그야말로 내로남불이고 법률해석 독점주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에 문재인 전 대통령 계실 때, 가족들이 와서 거주한 적 있지 않냐. 그때도 어떤 야당에서 문제 삼아서 제가 알기로는 사비로 그 사람들의 식비라든가 이런 걸 산 걸로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박 전 행정관은 ‘김건희 여사가 빨리 나가고 싶어 직원들을 독촉했다’는 지난 발언과 관련해 "심리적인 문제에서 나온 말"이라며 "파면된다 할지라도 대통령 재임 시절에 알던 국가 정보나 군사 기밀이나 이런 게 있기 때문에 외부 테러 세력으로부터 기본적인 보호가 되는 경호 경비가 따라야 한다.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 전 행정관은 ‘청와대 복귀 가능성’에 대해 "용산, 한남동 이전할 때 대통령실만 이관한 게 아니고 연관된 열 개 부처 이상을 옮기면서 상당히 많은 예산이 들었다. 지금 경제 사정이 좋은 건 아니지 않냐"며 "앞으로 대통령 되실 분들이 미신에 현혹돼서 국가 예산을 낭비하거나 어떤 가십거리에 오르는 일은 안 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파면 결정 일주일만인 오는 11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퇴거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부터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사저로 짐들이 옮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호처는 아크로비스타가 주상복합이라는 점과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기르는 반려동물 등을 고려해 경호상황실 구성과 인력 배치 등을 준비 중이다.

박세영 기자
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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