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25 대선주자 릴레이 인터뷰 - 유승민 前 국민의힘 의원
중도층, 李 정책에 두려움 가져
잘사니즘 슬로건은 말장난 같아
김문수 ‘극우’ 홍준표 ‘明리스크’
오세훈 ‘토허제 실책’ 등 약점
現 경선 룰로는 뽑힐 후보 뻔해
黨, 왜 굳이 지는 길 가는지 의문
朴 전 대통령과 오해 풀기 노력
내가 대행이면 이완규 지명 안해
윤정선 기자, 정리=이현욱 기자
국민의힘 대선 주자로 꼽히는 유승민 전 의원은 9일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경제와 안보에서 많이 오락가락했다. 본심이 드러날 때는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며 “(잘사니즘은) 말장난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주요 주자와 관련해서는 ‘김문수, 극우이미지’ ‘홍준표, 명태균 리스크’ ‘오세훈, 토지거래허가구역’ ‘한동훈, 검사’ 등 약점이 분명하다고 조심스럽게 평가했다. 유 전 의원은 “당심 50%·민심 50%와 역선택 방지 조항 등 성안에 가둬 뽑는 우리 당의 경선 룰로는 누가 후보가 될지 너무 뻔하게 보인다”며 “불출마도 열어두고 주말까지 출마 여부를 최종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두고는 “이번 조기 대선과 무관하게 오해를 풀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승세가 뚜렷하다.
“국민들이 이제 차기 대통령에 대한 고민들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 다만 최근 변화에 대해 나 스스로 낙관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왜 그렇게 평가하는가.
“여론조사에도 나오듯이 나의 최대 약점은 국민의힘 지지층에 저에 대한 비판적인 감정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특히 12·3 비상계엄 이후 탄핵 국면에서 내 생각은 처음부터 끝까지 분명했다. ‘탄핵이 불가피하다’였다.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국민들 편에서는 내가 탐탁지 않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런 마음을 되돌릴 방법은 없나.
“지금 어떤 후보가 나가도 이재명과 싸워서 이기기 어려운 선거다. 선거는 당원뿐만 아니라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거다. 그런 점에서 민심이 원하는 후보를 우리 당에서 뽑아야 하고, 나의 유불리를 떠나 그것을 지지자들에게 호소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한 인간으로서 지난날에 오해가 있었으면 풀고 싶다.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언제가 돼도 좋다. 박 전 대통령과의 화해가 경선에도 도움이 될지 몰라도 그걸 무리하게 할 생각은 없다. 화해를 한다는 것은 박 전 대통령이 나에게 마음을 열어줘야 가능한 문제라고 본다.”
―‘오해가 있다’는 표현이 덜 절박한 것으로도 읽힌다.
“박 전 대통령이 쓴 회고록도 꼼꼼히 다 읽어봤다. 박 전 대통령이 그동안 저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어느 정도 알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화해라는 게 서로 마음이 열려야 가능하지 않은가. 나의 이런 마음이 얼마나 닿았는지 아직 모르지만 큰 진척은 없었다.”
―민심 100%로 후보를 뽑는 ‘완전국민경선’을 강하게 얘기하고 있는데.
“전쟁을 이길 길이 보이는데 당이 왜 굳이 지는 길로 가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다. 우리는 후보를 뽑는 과정에서부터 민심을 전폭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성문을 닫고 우리끼리 당심 위주로 후보를 뽑으면 본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뻔하게 보인다. 당 대선 후보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되느냐 내가 되느냐에 따라 국민들이 우리 당을 쳐다보는 눈길이 달라질 것이다.”
―당내 대선 후보를 평가하자면.
“다른 후보를 평가하는 게 조심스럽고, 나도 결점이 있고 약점이 있는 사람이다. 다만 김 전 장관은 극우적인 이미지를 단기간에 씻기 힘들 것이다. 김 전 장관은 전광훈 목사와 손도 잡았다. 중도층 확장이 가능하겠는가. 홍준표 대구시장도 마찬가지다. 또 명태균 리스크도 남아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합리적이고 좋은 분인데, 이번에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했다가 재지정하는 과정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중요한 부동산 관련 정책을 예상 못 하고 해제했다가 훨씬 광범위하게 더 지정한 것이다. 오 시장에게 뼈아픈 대목이 될 것 같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잘 모른다.”
―한 전 대표와 함께 ‘배신자’로 불리기도 한다.
“턱도 없는 이야기다. 나는 박 전 대통령과 아주 오랫동안 일을 했지만, 그분에게 자리를 받아본 적이 한 번도 없다. 한 전 대표는 법무부 장관 자리와 당 비상대책위원장 등 다 윤 전 대통령이 시켜준 것 아닌가. 또 국민들이 검사 출신을 또 뽑겠나.”
―왜 이번 조기 대선에서 유승민이어야 하나.
“중도·무당층은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경제·민생·안보 정책에 불안과 두려움을 갖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경제와 안보에 있어서 많이 오락가락했다. 계속 기본소득을 이야기하고 한미동맹과 북한 문제, 중국 문제 등 본심이 드러날 때는 굉장히 위험한 발언들을 많이 했다. 난 정치하기 전 경제만 공부하던 경제전문가다. 또 26년간 정치하면서 경제와 안보 준비를 평생 했다. 그리고 건전한 보수의 입장에서 꾸준히 준비했다. 이재명과 유승민 구도가 되면 안정감과 신뢰감 측면에서 중도·무당층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이 전 대표는 ‘잘사니즘’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대응할 카드가 있는가.
“말장난 같다. 난 오랫동안 혁신성장을 준비했다. 세계적으로 대공황 위기의식이 느껴지는 상황에서 경제와 통상에 있어 평소 준비가 돼 있고, 식견 있는 사람이 국가 사령탑을 맡아야 한다. 지금 필요한 건 잘사니즘과 같은 말장난이 아니라, 경제 대통령이다.”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서 윤 전 대통령과 당이 어떤 관계로 가야 하나.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출당이나 제명을 얘기하는 사람이 있는데, 의미가 없다. 윤 전 대통령은 우리 당에서 대통령이 된 사람이다. 홍준표 시장이 당 대표였을 때 박 전 대통령을 제명하기도 했다. 그런다고 한들 박 전 대통령이 민주당 대통령이 됐나. 출당과 제명은 쓸데없는 짓이다. 윤 전 대통령은 우리 당이 계승하고 유산을 이어받을 부채다.”
―대선을 도울 친유(친유승민)계라고 할 수 있는 현직 의원들이 좀 있나.
“친유계는 계속 공천 학살로, 전직 국회의원만 많다.(웃음) 그분들에게 부담이 될까 봐 적극적으로 구애를 안 하고 있다. 10년 넘는 오랜 시간 가시밭길을 걸어온 나를 누구보다 당원들이 잘 알 것이다. (대선에 출마한다면) 당원들에게, 국민들에게 직접 호소할 것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임명해 논란이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한덕수 대망론도 나온다.
“내가 권한대행이었어도 지명했을 것이다. 다만 민주당이 비판할만한 사람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완규 법제처장은 민주당이 비판할 지점이 많다. 그런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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