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향하던 공비들과 산에서 마주쳐…고인 귀순 뒤 끈끈한 우정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청와대 습격 사건(1·21 사태)’의 북한 무장 공비 출신 고(故) 김신조 목사가 지난 9일 별세한 가운데, 고인을 포함한 북한 공작원 31명의 침투 사실을 처음 알린 ‘나무꾼 4형제’ 중 한 명이 그의 빈소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는 11일 ‘나무꾼 4형제’ 중 막내인 우성제 씨가 전날 빈소를 찾았다고 전했다.
지난 1968년 1월 19일 당시 스무살이던 우씨가 경기 파주 삼봉산에서 당시 고인 등 31명에 붙잡혔다. 공작원들의 협박 속에
공작원들은 ‘경찰에 신고하지 않겠다’는 서약서와 공산당 입당 원서에 서명했던 우씨 형제는 “신고하면 집을 쑥대밭으로 만들겠다”는 협박에도 당시 파출소에 들러 신고했다.
공비들은 이후 시속 10㎞로 행군해 1월 21일 밤 청와대 500m 코앞인 자하문고개까지 침투했으나 군경과의 교전 끝에 김 목사 홀로 생포됐다.
이후 귀순한 김 목사와 우씨는 최근까지 여러 차례 왕래하며 인연을 이어갔다. 우씨는 무장 공비를 신고한 공로로 경찰관이 돼 2005년 퇴직했다.
우씨는 김 목사가 1997년 서울성락교회 목사 안수를 받던 자리에도 참석해 누구보다 아낌없는 축하를 보냈다. 김 목사는 생전 여러 차례 “우씨 형제가 대한민국을 살렸다”며 치켜세웠다.
김 목사와 호형호제하며 지낸 우 씨는 “지난해 여름 치매를 앓고 계신 중에도 동생을 알아보고 반가워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우씨는 조문 후 김 목사 아내의 손을 맞잡고 한동안 놓지 못했다. 기념사진을 찍는 우씨와 유족들 뒤로 영정사진 속 김 목사가 환하게 웃고 있었다.
박준우 기자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