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명 넘게 공개서한 발표

군 “파면” 엄포로 강경 대응

이스라엘 전·현직 공군 예비군에 이어 해군 예비군 장교와 예비군 군의관까지 가자 전쟁 반대와 조속한 인질 협상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하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든 군인이 1100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군이 공군 서명자 일부를 파면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음에도 오히려 군 내부 ‘집단 항명’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10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날 해군 예비군 장교 150여 명, 예비군 군의관 수십 명이 “전쟁을 중단하고 인질 협상을 우선하라”는 내용의 서한을 각각 이스라엘 정부 측에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날 전·현직 공군 예비군 970명이 비슷한 내용의 서한에 서명하고 주요 일간지 전면광고로 게재한 지 수 시간 만에 불만의 목소리가 이어진 것이다. 해군 예비군 장교들은 네타냐후 총리,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 등을 수신자로 하는 서한에서 “가자지구 전투 재개는 인질들의 복귀를 늦추고, 군인들을 위험에 빠뜨릴 뿐 아니라 죄 없는 민간인들에게도 피해를 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가자지구 전쟁 재개 결정이 “국가 운영의 기반을 훼손하고,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린다”고 강조했다.

수십 명의 예비군 군의관도 카츠 장관과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등에게 “가자지구에서의 즉각적인 전투 중단과 인질 복귀”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지난 2023년 10월 7일 우리는 이스라엘 수호를 위해 자랑스럽게 들고 일어섰다”며 “그러나 전쟁 시작 550일이 지난 이 시점에서 전쟁을 지속하는 것은 안보의 목적보다 개인(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이득을 위한 것이라고 느낀다”고 밝혔다. 특히 잇따라 발표된 세 건의 문건이 △전쟁 중단 촉구 △인질·군인·민간인 목숨 우선시 △네타냐후 총리의 개인적 이득을 위한 전쟁 재개 지적 등 거의 같은 내용과 형식으로 이뤄져 군 내부에서 항명이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잇따른 군 내부 항명 움직임에 이스라엘 정부는 강경 대처에 나섰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전쟁 중에 군을 약하게, 적을 강하게 만드는 발언을 하는 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스라엘 사회를 내부에서 파괴하려고 시도하는 극단주의적 비주류 집단의 목표는 정부를 전복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카츠 장관, 자미르 총장, 토메르 바르 이스라엘군 공군 사령관은 서한에 서명한 공군 예비군 970명 중 현직은 60명뿐이라며 이들을 모두 파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상훈 기자
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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