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덕수 국힘경선 참여론 논란

 

한덕수=내란공범 프레임 강화

본인 정치 잠재력만 약화 우려

 

韓측도 “관세 대응 주력할 때”

김문수 “출마 선언은 부적절”

‘막판 제3지대 단일화’ 주장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에서 ‘한덕수 차출론’이 분출하고 있지만, 섣부른 한덕수 등판 카드는 국민의힘 경선 흥행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정치적 잠재력을 동시에 훼손하는 악수(惡手)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권한대행의 조기 등판이 국민의힘 경선에 혼선을 초래하고, 더불어민주당에는 ‘한덕수 내란 공범’ 프레임을 강화할 수 있는 빌미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5월을 넘겨 제3 지대 단일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한 권한대행 측 관계자는 11일 “정치권이나 경제계 등에서 등판 요구가 있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면서도 “한 권한대행은 ‘무책임한 행위’를 병적으로 싫어하는데, 지금 국정을 팽개쳐놓고 나갈 이유가 무엇인지, 그렇게 하는 게 공직자의 자세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의문이 많다”고 했다. 한 권한대행을 지지하는 구 여권 인사들도 한 권한대행의 국민의힘 경선 참여에는 선을 긋고 있다. 구 여권 관계자는 “만약 한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를 결심하더라도 나중에 ‘범보수 대 반이재명’이라는 명분을 갖고 빅텐트를 세우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당 경선을 통해 자체 대선 후보를 선출해 컨벤션 효과를 극대화한 뒤, 한 권한대행과 당 밖에서 막판 단일화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한 권한대행은 경선 기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에 안정적으로 대응하며 몸값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한 권한대행이 현재 조기대선의 관리자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신중론에 힘을 싣고 있다. 당내 주자들의 반발도 ‘한덕수 차출론’의 장애물로 작용한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마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나라 리더십이 흔들리는데, 본인이 대통령 출마하겠다고 그러면 안 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내 ‘한덕수 대망론’은 점차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 최근 미국발 관세전쟁이 본격화함에 따라 대선의 시대정신이 ‘경제’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통상교섭본부장과 주미대사를 지낸 경제·통상·외교 전문가인 한 권한대행의 가치가 더 커질 수 있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철 지난 ‘내란 종식’이 아닌, ‘경제를 살릴 후보’ 프레임이 유권자들의 관심을 모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선거 구도가 ‘이재명 대 반이재명’으로 흘러가는 상황에서, 한 권한대행의 등판으로 ‘불안정 후보(이재명) 대 안정 후보(한덕수)’로 프레임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한 권한대행이 보수 열세 지역인 호남(전북 전주) 출신이란 점도 태생적 강점이다.

국민의힘 호남 지역 당협위원장 전원은 전날 “경제와 안보 전문가인 한 권한대행에게 구국의 결단으로 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윤상현, 박덕흠, 성일종, 박수영 의원 등이 한 권한대행 출마 필요성을 적극 주장하고 있다. 박수영 의원은 “한 권한대행을 지지하는 의원들이 50명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손기은 기자, 윤정선 기자
손기은
윤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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