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켰던 ‘2023년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 사태의 실상이 10일 발표된 감사원 감사 결과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전북도가 한국스카우트연맹에 제출한 유치계획서부터 허위였으며, 그 이후 과정도 복마전이었다는 취지의 감사 결론은 충격적이다. 전북이 지난 2월 서울을 제치고 2036하계올림픽 국내 후보지로 선정됐음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감사원이 10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잼버리 개최지 새만금 갯벌 매립지는 지반이 낮고 침수가 우려돼 애초부터 야영이 부적합한 곳이었다. 하지만 담당자는 육안으로만 현장을 둘러보고 후보지로 정했다. 부지 기반시설 개발을 2019년 완료하고 포플러나무 10만 그루를 심겠다는 유치 계획서를 한국스카우트연맹에 제출해 개최지로 선정됐지만, 해당 부지 개발은 2022년에야 완료될 계획이었다. 이쯤 되면 유치 계획부터 사기극이다. 전북은 2016년 개최가 확정되자 이듬해 문재인 정부에 요청해 농지관리기금 1845억 원을 들여 매립 공사를 했지만, 높은 염도 때문에 포플러나무는커녕 덩굴식물조차 자라지 못했다.

결국 156개국 4만2000명 스카우트 대원과 지도자가 참가한 대회는 온열 환자가 속출하며 조기 철수 사태에 이르렀다. 감사원은 위법·부당 행위자 18명에 대해 징계 요구, 인사자료 통보, 수사 요청 조치를 했다고 한다.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전면 수사를 통해 책임자 전원을 엄정 처벌해야 국제대회 유치 사기극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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