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지난달 11일 그랜드 하얏트 인천에서 기내식 신메뉴와 업그레이드 된 기내 서비스를 공개했다.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은 지난달 11일 그랜드 하얏트 인천에서 기내식 신메뉴와 업그레이드 된 기내 서비스를 공개했다. 대한항공 제공

새로운 재료 발굴·한식 다양화로 승객들 선택지 넓혀

“하늘에서 즐기는 파인 다이닝(fine dining)을 대한항공 기내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대한항공이 새로운 기업이미지(CI) 공개에 맞춰 선보인 신규 기내식과 업그레이드된 기내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대한항공은 기존의 클래식한 프렌치 코스 메뉴에서 탈피해 최근 외식 업계 트렌드로 자리잡은 ‘파인 다이닝’을 기내에서 즐길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전면 재편했다.

먼저 국내 파인 다이닝 성지로 불리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레스토랑 ‘세스타(Cesta)’의 오너 셰프인 김세경 셰프와 협업해 독창적이면서도 한국을 잘 나타낼 수 있는 요리들을 선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2년여간의 개발 과정을 거쳐 전통과 현대의 조화가 어우러진 기내식을 하늘에서 만나볼 수 있게 했다”며 “기내식 서비스에 포함되는 테이블웨어 또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선정해 고객들이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일등석 기내식은 코스의 처음과 끝을 강조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우선 영화 예고편에 해당하는 ‘어뮤즈 부쉬(Amuse-Bouche·입을 즐겁게 하는 음식이라는 뜻의 프랑스어)’를 기내식에 도입했다. 전체 코스를 제공하기에 앞서 승객을 환영하는 역할을 하며, 한두 입 크기의 정교한 요리에 셰프의 창의성을 담았다. 대한항공은 크랩 앤 레몬 바이트, 새우살을 곁들인 완두콩 퓌레, 전복을 곁들인 달걀 커스터드 등 계절별로 다양한 구성의 어뮤즈 부쉬를 제공하고, 디쉬 중앙에는 캐비어를 배치해 고급스러운 첫인상을 줬다.

주요리에도 안심스테이크와 생선 등 전통적인 메뉴 외에 새로운 재료를 시도했다. 기내식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양갈비와 송아지 안심, 오리 가슴살을 주요리로 올렸다. 조리법도 다양화했다. 종이 포일에 은대구와 채소를 넣어 증기로 가열하는 ‘빠삐요트’를 선보였다. 기내식을 기획한 김 셰프는 “많은 분이 고급요리를 즐기게 되고 미식가(gourmet)화 돼 이런 음식들을 하늘에서도 즐길 수 있게끔 준비했다”며 “여행지에서 먹는 음식처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옵션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모던하고 트렌디한 한식을 개발한 점도 눈에 띈다. 문어 영양밥·차돌박이 비빔밥·전복 덮밥·신선로 등 한식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주요리들이다. 이른바 ‘K-푸드’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게 된 추세를 반영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아울러 일반석은 대한항공의 대표 기내식인 비빔밥 종류를 늘리고, 한식과 양식 메뉴를 다양화해 승객들이 보다 많은 선택지를 누릴 수 있게 했다.

대한항공은 기내식 모든 메뉴를 제철 음식 위주로 구성, 승객들이 사계절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예컨대 프레스티지석에서는 여름철에 열무 비빔밥을, 가을철에 버섯 덮밥을 특선 메뉴로 제공한다. 또한, 인천 출발 편은 국내산 재료를 우선 사용한다는 방침을 유지했다. 상위 클래스 한식에 제공되는 밥은 우리나라 벼를 전통적인 교배 육종 방법으로 개발한 ‘백세미’를 사용하는데, 구수한 향과 쫄깃한 식감으로 맛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위 클래스에 김치를 제공하게 된 점도 큰 변화다.

대한항공은 최고급 기내식을 담을 식기와 승객들이 사용할 커트러리(Cutlery)도 엄선했다. 일등석 식기는 프랑스의 베르나르도 브랜드를 선정했다. 베르나르도는 1863년 ‘도자기의 도시’로 불리는 프랑스 리모주에서 시작된 유서 깊은 브랜드다. 세계적인 미식 평가지 미쉐린 가이드의 2~3스타 레스토랑에서도 베르나르도 제품을 사용한다.

커트러리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실버웨어 브랜드 크리스토플과 손을 잡았다. 루이 16세 시대의 장식에서 영감을 얻은 크리스토플의 대표작 페흘르 컬렉션을 기내로 들여와 우아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장병철 기자
장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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