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시 하버드대 인근의 고급 성매매 업소로 이용된 아파트. CBS뉴스 방송 캡처.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시 하버드대 인근의 고급 성매매 업소로 이용된 아파트. CBS뉴스 방송 캡처.

WSJ보도, 성매매 업소 운영자는 40대 한국계 미국인

법원, 업소 이용 고객 신상 정보 공개 판결

현직 시의원·MIT 출신 기업 CEO 등 포함돼

미국 내 정치인, 바이오 기술 기업 임원 등 유력 인사들이 하버드대 인근 고급 아파트에 마련된 성매매 업소를 자주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12일 WSJ에 따르면, 이 고급 성매매 업소는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시 하버드대 근처의 유명 콘도 단지 안에 위치해 있다. 이 곳은 시간 당 최대 600달러(약 88만 원)의 요금을 받는다. WSJ는 해당 업소의 운영자가 한국계 여성 한 리(42)라고 전했다. 한국에서 가난에 시달리던 리는 미국으로 건너가 매춘업에 뛰어들었고,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며 큰 돈을 벌었다.

법원은 지난 달 매춘과 자금 세탁을 유도한 공모 혐의로 그에게 4년 형을 선고했다. 리의 연방 공공 변호인은 성매매 여성들에게 수익의 절반 이상을 지급했고, 원하면 서비스를 거부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변호했다. 하지만 법원은 리에게 실형과 함께 550만 달러(약 81억 원) 몰수를 명령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내 기업 임원과 의사, 변호사 등 보스턴에서의 거물급 인사들이 성매매 업소에 자신의 개인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심지어 “기존 고객이나 다른 업소의 추천을 받아와야만 신규 고객이 될 수 있다”는 요구 조건도 들어줬다. 검찰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업소가 고객을 엄격하게 심사한 것”이라고 했다. 이 업소는 감시망을 교묘하게 피하며 상류층 남성들을 끌어 모을 수 있었다.

현지 법원은 성매매 혐의를 적용해 업소 고객들의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이들의 변호인들은 매사추세츠주 대법원에서 “이들은 일개 평범한 시민”이라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으나 반려됐다.

신상 공개된 이들 중 가장 크게 관심을 끌었던 인물은 업소의 ‘단골 고객’ 이던 폴 토너 케임브리지 시의원이었다. 그는 성매매 업소에 정보 공개를 한 사실 등이 알려지자 지난달 시의회에서 위원장 및 공동 의장 직함 5개를 박탈당했다. 그는 “이 사건에 연루돼 부끄럽지만, (의원직에서)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폐수 처리 기업 ‘그래디언트’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아누라그 바지파이도 신상 공개 명단에 포함됐다고 WSJ는 전했다. 아누라그 바지파이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출신의 기계 엔지니어로서 ‘세계를 바꾸는 아이디어 2010’에 이름을 올리고 그래디언트의 기업 가치를 10억 달러(약 1조4200억 원)까지 끌어올린 인물이다.

이 밖에 새로운 암 치료제를 개발 중인 바이오테크 기업 ‘하이버셀’의 CEO 조나단 랜피어의 신분증과 운전면허증, 신용카드, ‘셀카’ 사진도 업소에서 발견됐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최지영 기자
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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