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한한의사협회 윤성찬 회장이 한의사의 엑스레이(X-ray) 사용 선언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 2월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한한의사협회 윤성찬 회장이 한의사의 엑스레이(X-ray) 사용 선언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피부·미용 의료 시장을 둘러싼 의사와 한의사 간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서로에 대한 ‘별점 테러’ 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한의사 단체가 피부·미용 시술 한의원을 향한 별점 테러에 일부 의사가 관여했다고 주장하자 의사 단체는 “사실을 왜곡하고 전체 의사를 매도했다”며 응수했다.

13일 의료계와 한의계에 따르면 최근 피부 시술을 하는 A 한의원에 대한 별점 테러가 발생한 사건에 일부 의사가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는 사실이 보도되자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는 지난 9일 입장문을 내고 “의료계의 조직적이고 악의적인 한의약 폄훼가 사실로 드러나 충격”이라고 밝혔다. 단체는 의료인 간 상호비방금지 입법 추진 의사와 함께 대한의사협회(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회(한방특위) 해체를 요구하기도 했다.

A 한의원 별점테러 사건은 A 한의원의 온라인 리뷰 페이지에 1시간 동안 올라온 리뷰 100개 정도의 별점이 1점으로 찍힌 사건이다, A한의원이 후기 작성자 아이디 6개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결과, 후기 작성자 6명 중 4명(공중보건의사 1명 포함)이 의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의협은 “아무런 근거 없이 한의사와 한의약을 비방하고 폄훼해 온 파렴치한 (의사들의) 민낯이 드러났다”면서 “의료계는 깊은 반성과 함께 1년에 10억 원 넘는 예산을 퍼부으며 한의사와 한의약 말살을 공공연히 주장하는 의협 한특위를 자발적으로 해체하고 불법적인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적으로 강도 높은 자정 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의협은 한의협의 일부 의사의 피부·미용 시술 한의원을 향한 별점 테러 관련 입장문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히면서도 한의협의 전체의사 매도에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의협 한방특위는 지난 11일 성명을 내고 “의료계의 조직적이고 악의적인 한의약 폄훼라는 입장은 사실을 왜곡하고 전체 의료계를 부당하게 매도하는 것으로 한의협의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한다”면서 “특히 극히 일부 의사가 우발적으로 행한 행위를 근거로 의료계 전체가 조직적으로 한의약을 폄훼하고 있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 사실로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 한방특위가 한방의 비과학적 요소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한의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객관적 검증과 평가를 촉구하는 것은 의료 전문가 단체의 당연한 책무”라면서 “악의적 왜곡과 여론 호도에 대해 즉각 사과하지 않을 경우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등으로 법적 조치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양측은 지난해 피부·미용 의료기기를 두고 대립하기도 했다. 서울시한의사회가 지난해 4월 ‘피부·미용 교육센터’를 열고 전국 한의사들을 대상으로 피부·미용 시술 교육에 나서자 의협은 피부·미용 의료기기를 사용해 불법 시술을 하는 한방기관을 형사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피부·미용 의료 시장을 둘러싼 의사와 한의사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것은 피부·미용 의료 시장이 수요가 많고 시장규모도 큰 ‘블루 오션’이기 때문이다. 최근 수년 간 매출 하락세를 겪고 있는 한의원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피부·미용 시장을 적극 두드리면서 주도권 싸움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

조율 기자
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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