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포 이어 스리런… 폭풍이 된 바람의 손자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천부적인 타격 감각을 앞세워 빅리그를 폭격하고 있다.

이정후는 14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와 원정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날리는 등 3타수 2안타 4타점, 볼넷 1개로 맹활약했다.

이정후는 ‘원맨쇼’나 다름없는 활약을 펼쳤다. 첫 타석에서 중견수 직선타로 물러난 이정후는 팀이 0-3으로 뒤진 4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풀카운트에서 상대 선발투수 카를로스 로돈의 6구째 시속 85.5마일(137.6㎞)짜리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이날 팀의 첫 안타. 비거리는 123.7m였다.

6회엔 짜릿한 역전 홈런을 터뜨렸다. 1사 1, 2루에서 다시 로돈을 상대한 이정후는 볼카운트 1B-1S에서 5구째 높게 들어온 시속 81.7마일(131.5㎞)짜리 커브를 통타, 다시 한 번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지난해 빅리그에 데뷔한 이정후는 처음으로 한 경기에서 2개의 홈런을 때렸다. MLB닷컴은 경기 최우수선수(MVP) 격인 플레이어 오브 더 게임에 이정후를 선정했다. 현지 중계진은 이정후의 연타석 홈런을 보며 “마치 베이브 루스 같다”고 표현했다.

이정후는 이번 양키스와의 3연전에서 홈런 3개를 포함해 9타수 4안타, 7타점을 쌓았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5-4로 승리, 이번 양키스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2승 1패)를 달성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정후가 상대해본 적이 없는 투수들을 상대로 이런 성적을 낸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극찬했다.

이날까지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352(54타수 19안타). 출루율과 장타율을 더한 OPS는 1.130까지 상승했다. 이정후는 “원정 경기에서 팀이 이기고, 위닝 시리즈를 챙긴 것이 의미가 있다”면서 “지난해 재활 기간부터 비시즌까지 팀으로부터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제 제가 팀에 보답할 일만 남았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