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와 휴전협상 불만 표시 분석
부활절 일주일前… 수미주 공습
34명사망·117명부상‘올해 최악’
美국무 등 “끔찍한 공격” 비판속
러 “제재해제 선결”… 협상 교착

기독교 주요 기념일인 종려주일(부활절 일주일 전 일요일)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주의 도시 중심부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최소 34명이 사망했고, 117명이 부상당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가 러시아를 방문한 지 이틀 만에 벌어진 데다, 이달 들어서만 두 번째인 러시아의 민간인 공격의 피해가 지속되는 가운데 교착상태에 빠진 휴전 협상에서 서방 제재 해제를 선결조건으로 내세운 러시아 입지가 주목된다.
13일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오전 10시 15분쯤 러시아가 두 발의 탄도미사일로 도심을 공격했다. 길거리에 많은 사람이 있을 때, 휴일에 민간인을 고의로 공격했다”고 비판했다. 이호르 클리멘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주요 교회 공휴일에 고의로 민간인을 파괴했다”며 “사람들이 길 한가운데서, 차 안에서, 대중교통 안에서, 그리고 집에서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어린이 2명을 포함해 34명이 사망했고, 어린이 15명을 포함해 117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올해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공습 중 최다 사상자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포격은 지난 11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담당 특사의 회담이 이뤄진 지 이틀 만에 발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달 들어서만 두 번째로 발생한 러시아의 공격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대규모로 발생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을 촉구하기 위해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담당 특사가 푸틴 대통령과 만난 지 이틀 만이다”고 전했다. 이번 포격은 위트코프 특사 방문 직후 이뤄져 러시아의 미국과의 휴전 협상 내용에 대한 불만 표시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의 중재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에너지·인프라 시설에 대한 공격 중단과 흑해에서의 부분 휴전 등 휴전 협상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 해제를 요구하면서 휴전 협상은 3주째 교착 상태에 머물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X에 “적의 미사일은 평범한 도시 거리, 평범한 삶을 공격했다”며 “사망자와 부상한 민간인이 수십 명인데 이는 비열한 자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대화는 탄도미사일과 폭탄을 멈추지 못했다. 침략자에 대한 압박 없이 평화는 불가능하다”며 전 세계가 러시아를 향해 강력한 대응을 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번 공격은 지난 4일 젤렌스키 대통령의 고향인 크리비리흐에 대한 미사일 공격으로 9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약 20명이 사망한 지 일주일 만에 발생했다.
러시아에 유리하게 휴전협상을 중재하던 미국도 러시아를 비판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번 공격은 끔찍하다”면서 “미국 행정부가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해 전쟁을 종식하려는 이유를 비극적인 방식으로 상기시키는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키스 켈로그 미 백악관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도 “(러시아의 공격은) 도덕적 한계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이종혜 기자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