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자체 싱크홀 예방대책 한계
굴착공사때 10m 넘게도 파는데
GPR 레이더 2~3m까지만 탐사
연희동 싱크홀도 점검땐 이상無
오늘 오전 부산 사상서 또 땅 꺼짐
사고 빈번한 여름전 대책 찾아야


최근 전국 곳곳에서 잇따르는 싱크홀(지반침하)을 막기 위해 서울시와 부산시가 대책으로 내놓은 ‘지표투과레이더(GPR·Ground Penetrating Radar)’ 탐사의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형 굴착공사의 경우 지하 10m 넘게 파기도 하는데, GPR 탐사는 고작 지하 2∼3m 정도만 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땅한 대책을 찾지 못하면서 대응에 한계를 보이는 지방자치단체가 사실상 속수무책 상황에 놓이면서, 일각에선 싱크홀 사고 방지 대책 수립 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서울 내 도시철도 건설공사 구간 3곳 18.5㎞와 주변 도로에 대한 GPR 탐사가 진행되고 있다. GPR 탐사는 전자파를 땅속으로 보내 반사되는 신호를 통해서 지하공동(空洞) 등 지층을 감지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 기술로는 대형 굴착공사로 생기는 싱크홀을 막는 데 한계가 있어 싱크홀 예방의 근본적 대책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주파수의 한계로 인해 전자파가 지표면의 깊숙한 곳까지 도달하지 못하며 2m가량 거리까지의 지반만을 탐지할 수 있어서다. 지하수 유입, 지반 변화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도 어렵다. 실제로 지난해 8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한 도로에선 깊이 2.5m의 싱크홀이 생겼지만, 3개월 앞선 5월 이뤄진 GPR 탐사에선 이상 증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최근 5년간 싱크홀이 빈번하게 발생한 지역을 중심으로 올해도 사고가 터지고 있는 가운데 사고 우려지역을 중심으로 재발 방지 대책이 절실한 실정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에서 총 832건의 지반침하 사고가 발생했다. 지자체별로는 경기에서 가장 많은 158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2위는 광주(107건)이며 부산(87건), 서울(82건)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사고 원인별로는 하수관 손상(385건)이 가장 많았고, 계절별로는 55%(458건)가 여름에 발생했다.
장마철 하수관 손상으로 인한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만큼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되기 전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비 온 뒤 도로 표면이 파이면 교통사고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며 “장마철을 앞두고 우려지역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에선 이날 또다시 지반침하 사고가 발생했다. 오전 7시 44분쯤 사상~하단선 도시철도 공사현장 인근 사상구 새벽시장 도로에서 땅 꺼짐이 발견됐다. 도시철도 공사 관계자가 순찰 중 땅 꺼짐 조짐이 있는 현장을 확인, 구청과 협의·굴착해 내부 가로 3m, 세로 3m, 깊이 4m의 땅 꺼짐을 확인했다.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현장 붕괴사고가 발생한 지 나흘째로 접어든 가운데 소방당국은 크레인 등을 이용해 붕괴현장의 콘크리트 등 장애물을 치우고 흙을 퍼내며 실종자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남은 실종자 1명이 포스코이앤씨 소속으로 지하 35~40m 지점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나 실종 48시간이 넘도록 현재까지 정확한 위치와 생존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실종자의 휴대전화 위치값은 사고 현장 주변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군찬 기자, 이승주 기자, 박성훈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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