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한 데 이어 13일엔 스마트폰·컴퓨터 등도 제외한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등은 반도체와 함께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따라 품목별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 발 물러선 것은 “아이폰 가격이 폭등한다”는 소문에 사재기 소동까지 벌어지는 등 심각한 부작용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14일 중국이 희토류 수출 중단의 보복 카드까지 꺼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중국 의존도를 낮춘다며 대체 경로 없이 관세를 올리는 바람에 엄청난 비용과 확실한 패배를 안게 됐다”고 정면 비판했다.
이처럼 미 관세전쟁이 3대 역풍 앞에서 갈팡질팡한다. 첫째, 물가가 치솟으며 여론이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 둘째, 세계 경제가 불안하면 자금이 달러화로 쏠렸던 기존 흐름과 반대로 달러화 가치가 급락 중이다. 셋째, 안전자산인 미 국채 가격의 폭락(수익률 상승)이다. 지난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발작을 일으켜 24년 만의 최대인 0.5%포인트나 올랐다. 국채 금리가 뛰면 35조 달러 규모인 미 정부부채의 이자가 치솟아 재정 적자가 늘게 된다. 국채 수익률과 연동된 민간 금융상품이 적지 않아 기업·개인의 이자 부담이 늘고, 미 주택시장도 타격을 입는다.
하지만 자유무역 시대가 끝나고 보호무역 시대가 도래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일단 한국의 7위 대미 수출 품목인 반도체에 대해 관세 예외를 인정받는 게 급선무다. 반도체는 미국이 선도하는 정보기술산업의 핵심 소재이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 현지에 대규모 공장을 짓고 있는 것을 강조하며 적극 설득할 필요가 있다. 시장의 역습으로 관세전쟁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 반도체·스마트폰도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의거해 조사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흐름을 냉철하게 지켜보며 더 많은 품목에서 징벌적 관세의 유예와 예외를 받아내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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