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을 50일 앞둔 14일, 국민의힘은 여전히 절대 열세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경선 후보 등록이 시작됐다. 그러나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12일)과 유승민 전 의원의 경선 불참(13일) 발표로 국민적 관심을 끌고 중도·온건 보수로 확장하는 데 빨간불이 들어왔다. 많은 후보에게 최대한 문호가 개방되고, 여러 단계에 걸쳐 탈락과 합종연횡이 이뤄지게 함으로써 흥행과 통합 효과를 동시에 노려야 하는데, 경선의 막이 오르기도 전에 차질이 빚어지게 된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러다 보니 당 주류 측에서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카드’를 띄우기 시작했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들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이기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고육책이다. 한 대행은 윤석열 전 대통령 및 한동훈 전 대표와 모두 협력이 가능하고, 재선 욕심이 없어 임기 단축과 개헌 등에 대한 진정성을 국민에게 인정받을 수 있으며, 무엇보다 관세전쟁 등을 잘 헤쳐나갈 적임자 등의 장점이 있다. 여론 지지율도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국힘 경선을 무의미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고, 촉박한 정치 일정상 상당한 무리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국민이 어떻게 수용할지는 의문이다. 12·3 계엄 사태로 인해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정권을 재창출하기 어렵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원칙과 정도에서 지나치게 일탈해선 안 된다. 명분도 실리도 다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힘은 오 시장과 유 전 의원의 뼈아픈 지적을 귀담아 들어야 할 때다. 오 시장은 12일 “지금 보수 정치는 국민에게 짐이자 근심거리”라면서 “낡은 보수와 단절하고 새로운 보수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했다. 유 전 의원도 13일 “보수 대통령이 연속 탄핵을 당했지만, 당은 제대로 된 반성과 변화의 길을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자신의 출마 선언 예정일인 13일에 성일종·박수영 의원 등이 의원 50여 명 서명을 받아 한 대행의 출마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로 한 사실을 접하고, 당 지도부에 “경선에 출마한 후보들은 뭐가 되느냐”고 강력히 항의했다고 한다. 한동훈 전 대표도 “해당 행위”라며 반발한다. 대선에서 지더라도 친윤 기득권만은 지키려는 의도로도 읽힌다. 윤 전 대통령과 정치적 절연이 경선 정상화 첫 단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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