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극장 ‘심청’ 8월 선보여

 

오페라와 판소리가 만난 대작

유럽 활동 중인 요나 김 연출

 

■ 국립정동극장 ‘단심’ 5월 무대

 

한국무용·타악 어우러진 연희극

희생하는 심청 내면 새롭게 묘사

지난 10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국립창극단 신작 ‘심청’의 주역을 선발하기 위한 공개 오디션이 열렸다.  국립극장 제공
지난 10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국립창극단 신작 ‘심청’의 주역을 선발하기 위한 공개 오디션이 열렸다. 국립극장 제공

효녀 심청 이야기는 한국인에게 가장 익숙한 이야기 중 하나다. 어린 시절 전래동화집을 펼치고 읽었던 그 설화는 우리 가슴에 ‘효(孝)’라는 교훈을 남겼다. 그러나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는 너무나 익숙해서 뻔한 스토리보다 새로운 줄거리에 대한 갈증이 커지는 법. 국립정동극장과 국립극장이 각각 5월과 8월, 심청을 재해석해 무대에 올린다. 전통극의 세계화를 이루겠다는 야무진 목표도 함께다. 두 작품의 창작진은 모두 “가장 현대적인 심청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국립창극단 ‘심청’ 포스터. 국립극장 제공
국립창극단 ‘심청’ 포스터. 국립극장 제공

◇오페라와 판소리의 만남, ‘심청’

국립극장은 전주세계소리축제와 공동으로 국립창극단 신작 ‘심청’을 제작한다. 국립창극단 전 단원을 포함해 총 130여 명이 출연하는 대작으로, 극본과 연출은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활동 중인 연출가 요나 김이 맡았다. 그는 2017년 오페라 전문지 ‘오펀벨트’가 선정한 ‘올해의 연출가’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해에는 국립오페라단 ‘탄호이저’의 연출을 맡아 호평받았다.

최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요나 김은 “한국 고유의 이야기 같지만, 동시에 인류사적으로 보편적인 이야기”라며 “자신의 삶에 대해 고민하고 흔들리며 결정에 이르게 되는 인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익숙지 않은 장르인 데다 누구나 아는 이야기를 다시 무대로 꾸미는 만큼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이번 작품을 위해 판소리 ‘심청가’뿐 아니라 설화 ‘심청전’, 동화 버전, 유사한 다른 설화까지 여러 자료를 참고했다. 그는 “구조나 사건을 무리하게 바꾸기보다는, 인물들의 내면을 통해 새로움을 만들어가려 했다”고 전했다.

새로운 ‘심청’의 바탕이 되는 판소리는 심청가 유파 중 동초제와 강산제. 대사는 그대로 두되 그 사이 장면에는 요나 김만의 해석을 가미했다. 의상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른다. 요나 김과 협업해온 의상 디자이너 팔크 바우어는 “한복의 표면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그 아래에 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현대적인 소녀가 한복을 입었을 때 전통적인 여성으로 변하는 지점이 흥미롭다”고 설명했다.

보편적이지만 공감 가는 메시지와 세계적인 창작진의 손길을 담아 세계화를 꾀하겠다는 목표도 내비쳤다. 박인건 국립극장장은 “한국의 이야기와 목소리를 담은 우리의 창극이 세계에 울려 퍼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는 8월 13∼14일 전북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9월 3∼6일에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볼 수 있다.

국립정동극장 ‘단심’ 포스터.국립정동극장 제공
국립정동극장 ‘단심’ 포스터.국립정동극장 제공

◇전통춤의 세계화를 위해, ‘단심’

국립정동극장은 이번에 처음 무대에 올리는 창작 전통연희극 ‘단심(單沈)’을 선보인다. 전통연희극이란 한국무용, 사물놀이, 타악 등 다채로운 전통예술이 어우러지는 장르다. 마찬가지로 고전 설화 ‘심청’을 모티브로 한다. 정구호 연출은 “기존에 강조되었던 ‘효’의 일면을 넘어서, 심청이라는 인물의 내면에 더욱 깊이 다가가고자 하는 작품”이라며 “한 인간으로서의 심청을 만나 보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총 3막으로 구성되며, 막별로 다층적으로 해석한 무대 디자인과 의상을 즐길 수 있다.

한국 전통공연의 세계화에 앞장서겠다는 극장의 목표에 걸맞게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은 창작진으로 꾸렸다. 지난 2023년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무용 ‘일무’를 공연했던 정 연출과 정혜진 안무가가 다시 호흡을 맞춘다. 특히, 연기 경력 40년 차 배우 채시라가 ‘용궁 여왕’ 역으로 특별출연한다는 소식에 개막 전부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는 5월 8일부터 6월 28일까지.

김유진 기자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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