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bal Economy

 

세계 외환보유액 중 달러 비중

지난해 57.8%… 더 줄어들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달러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에 안전자산으로서의 달러 매력이 떨어지면서 가뜩이나 줄어들던 외환보유액 비중이 더욱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세계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의 외환보유액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57.80%로 2023년 58.42%에 비해 0.62%포인트 하락했다. 달러가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9년 71.01%로 70%대를 넘은 뒤 2001년에는 71.52%까지 오르며 기축통화로서의 강력한 위상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후 서서히 감소해 달러의 외환보유액 비중은 2019년 60.75%에서 2020년 58.92%로 60%대 밑으로 떨어진 뒤 계속 하락추세다. 날이 갈수록 달러의 위상이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전쟁을 일으키면서 달러의 입지는 더욱 약해질 전망이다. 반면 중국 위안화는 2016년에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8%에 불과했으나 2024년에는 2.18%로 늘어났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국제결제 시장에서의 위안화 사용 비중도 올해 2월 4.33%로 1년 전의 4.00%에 비해 늘어났다. 아직 달러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서서히 위안화의 영향력은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달러 위상에 흠집이 가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은 또 다른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비중을 늘리고 있다. 세계금위원회(WGC)는 지난해 폴란드 중앙은행이 90t의 금을 매입한 것을 비롯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모두 1045t의 금을 추가로 사들였다고 전했다.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량은 3년 연속 1000t을 넘겼다.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영국이 기축통화국 지위를 미국에 넘겨줬던 1957년 ‘수에즈 운하 위기’에 비유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유예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에 “미국 금융자산에 대한 전반적 불신이 달러로 확산하며 수에즈 운하의 순간이 다가오자 트럼프 행정부가 한발 물러섰다”고 평가했다.

이종혜 기자
이종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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