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진입용 수직구 설치 반대에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진척도 3%

市 “지반 단단해 땅꺼짐 없을것”

서울시에서 이제 막 시작한 대심도 터널 공사가 ‘싱크홀 포비아’로 난관에 부딪혔다. 최근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싱크홀(지반침하)이 잇따라 발생하고, 대규모 지하터널 붕괴 사고까지 터지면서 공사장 인근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착공한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 진척도는 3%에 그치고 있다. 대심도 터널 굴착 공사를 위한 수직구 설치와 관련해 동대문구 장안동, 휘경동 인근 아파트 주민들과의 협의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수직구는 지하 터널 굴착 공사를 위한 진입로다. 굴착 장비와 자재 운반,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토사 배출, 비상 상황에는 지상으로 대피하는 공간으로도 사용돼 대심도 터널 굴착을 위해서는 수직구 설치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최근 강동구 명일동에서 발생한 싱크홀과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광명구간 지하터널 붕괴사고’ 등 여파로 아파트 인근에 수직구를 설치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노선 주변 아파트 단지에는 ‘주민 안전 위협하는 수직구 설치 결사반대’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 서울시의원 등과 함께 주민 설득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심도 터널 공사는 지하 70∼80m 화강암층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토사 유실로 인한 땅 꺼짐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면서도 “주민들 우려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지반 조사 등 안전관리를 더욱 철저히 진행해 주민 불안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대심도 터널은 최근 발생한 싱크홀 사고와는 다르게 지반이 단단한 지하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안전하다며 지나친 싱크홀 포비아는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원철 연세대 건설환경공학과 명예교수는 “싱크홀은 대개 지하 10m 부근에서 발생하는 토사 유실이 지표면에까지 영향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대심도 터널 공사와 관련한 싱크홀 발생은 없었다”면서 “다만, 수직구 공사 때 발생할 수 있는 토사 유실 우려에 대해서는 철저한 관리를 통해 시민들의 걱정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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