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벌써 힘 빠지는 경선 레이스

 

이재명, 대선후보 적합도 1위

국힘·민주 주자들 지지율 부진

 

잇단 경선 이탈에 흥행 경고등

후보별 차별화된 비전 안 보여

6·3 대통령 선거 후보자를 선출하는 양당의 경선 레이스가 15일 예비후보 등록 마감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만, 벌써부터 ‘흥행 실패’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맞설만한 주자가 당 안팎으로 존재하지 않는 데다 보수·중도층을 아우를만한 국민의힘 주자들이 경선에 불참하면서 일찌감치 ‘제3지대 빅텐트론’이 부상하고 있다.

리얼미터 4월 2주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 따르면 이 전 대표가 48.8%를 얻어 1위를 달리는 가운데, 국민의힘 주자들은 2위에 오른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10.9%)을 제외하고는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물러 있다. 이 전 대표와 팽팽하게 맞설 후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민주당 내부 역시 마찬가지다. 민주당 지지층만 따로 놓고 보면, 이 전 대표가 87.9%로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이는 반면 경선에 참여한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지율이 1% 안팎에 불과하다. 민주당에서 ‘어대명(어차피 대선 후보는 이재명)’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한 비명(비이재명)계 의원은 “내란 종식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경선 주자들이 유력 후보인 이 전 대표와 각을 세운다면 당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경선 흥행보다는 이 전 대표를 안전하게 후보자로 선출하는 게 더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민주당 경선은 ‘어대명’으로, 국민의힘 경선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차출론으로 흥행이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중도층이 관심을 가질만한 후보가 존재하지 않으면서 한 총리나 제3지대 결집으로 대선 구도를 바꿔보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채 교수는 “유권자들이 아무 관심을 갖지 않는 역대 최악의 경선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국민의힘은 중도확장력이 크다고 평가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유승민 전 의원이 경선에 불참하면서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경선 주자들의 대선 출마 선언이 잇따르던 시기 ‘한덕수 차출론’이 분출하면서 경선에 대한 주목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재명-반(反)이재명’ 구도로 굳혀진 상황에서 후보별 색깔을 엿볼 수 있는 정책 경쟁도 기대하기 어렵다.

경선 흥행 실패는 향후 선출될 후보자의 본선 경쟁력을 약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가 어떻게 경선을 치르냐에 따라 본선 출발점이 달라진다”며 “(경선에 참여하지 않는) 한 권한대행 출마설 언급은 경선 흥행은 물론 권한대행 업무수행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예상대로 경선에서 압도적인 득표율을 얻는다면 ‘이재명 일극체제’라는 이미지는 더 강해질 것”이라며 “이 전 대표를 위해서라도 내부에서 치열한 경쟁을 보이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윤정아 기자
윤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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