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햇볕정책에 회의 표시도

일명 ‘아미티지 보고서’로 미국의 대북 정책의 틀을 짜는 등 한반도 정책에 깊이 관여했던 리처드 아미티지(사진)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이 13일(현지시간) 79세로 별세했다.
고인이 설립한 컨설팅 기업 ‘아미티지 인터내셔널’은 이날 성명을 통해 “무거운 마음으로 아미티지 전 부장관의 별세 소식을 전한다”며 “사인은 폐색전증”이라고 밝혔다. 1945년 4월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국방부 차관보를 지냈고,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을 역임했다. 특히 국무부 부장관으로 재임한 2001∼2004년 김대중 정부와 공조하며 대북 문제 등에 깊이 관여했다. 그는 당시 김대중 정부가 표방한 ‘햇볕 정책’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2001년 1월 부장관 내정자로서 워싱턴에서 한국 측 인사들을 만나 “햇볕정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김대중 정부가 지금까지 남북 관계에 정권의 운명을 걸고 있어 (햇볕정책이) 실패했을 때의 부담이 크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공직에서 은퇴한 뒤에는 조지프 나이 전 미 국방부 차관보 등과 함께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6차례 ‘아미티지·나이 보고서’를 펴내며 미·일 동맹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제언을 내놨다. 고인의 주도로 공화당 대북정책 연구그룹이 1999년 발간한 일명 ‘아미티지 보고서’는 그간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의 틀 역할을 했다고 평가된다. 고인은 한미동맹에 대해 “중간에 힘들 때도 있었고 파란만장했으며 가끔 마찰도 있었지만 그래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며 “한미동맹이 최대한 지속되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황혜진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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