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아니, 국민의힘은 왜 저래요?”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사실상 대선 후보를 확정하고 선동적인 구호와 군 복무 기간 단축, 주 4일 근무제 같은 달콤한 정책을 앞세워 중도 유권자들을 공략하고 있는데, 국민의힘에서는 10명이 넘는 후보가 출마 선언을 하는 걸 보면서 어느 유권자가 한 말이다. 아마도 그 유권자의 눈에는 대통령감으로 보이지 않는 인사들이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나서는 것이 못마땅했던 모양이다.

지난 금요일,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차기 대통령감으로 이재명 후보를 선호하는 사람이 37%인 반면, 보수 후보는 김문수 9%, 홍준표 5%, 한동훈 4%에 불과했다. 처음으로 포함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2%였고, 나머진 모두 그 이하였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1%, 국민의힘 30%로 나타났고, 무당층이 20%였다. 이 정도면 선거는 해보나 마나다. 지금 거론되는 국민의힘 후보들로는 결코 이 후보를 이길 수 없다.

6·3 조기 대선이 확정된 후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난맥상에 보수 유권자들은 좌절하고 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아직도 친윤(친윤석열)이니 친한(친한동훈)이니 초선모임이니 하면서 몰려다니면서 보수 유권자들을 실망, 아니 절망시키는가. 중도 확장력이 가장 크다고 평가되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불출마 또는 국민의힘 경선 불참을 선언한 것은 보수 정당에 경종을 울리기 위함일 것이다. 당선 불가능한 인사들이 너도나도 출마하면서 경선 과정에서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아지면 대선 패배는 기정사실이다. 그렇게 되면 대통령 권력과 의회 권력을 독차지한 민주당과 이재명을 견제할 아무런 장치도 갖지 못한 보수 우파는 대한민국이 남조선노동당의 지배를 받는 듯한 상황을 그저 바라만 보게 될 것이다.

국민의힘은 모든 것을 버리고 보수의 명예와 가치를 지킬 것을 국민에게 읍소해도 갈 길이 멀다. 한 권한대행을 추대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한 대행 스스로 출마를 결정해서는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대선을 공명정대하게 관리할 의무가 있는 권한대행이 스스로 출마하기 위해 사퇴한다면 그것을 잘했다고 생각할 국민이 얼마나 될까. 한 대행의 출마는 민주당이 재차 탄핵안을 국회에 제출했을 때에만 생각할 수 있다.

지금까지 8개 사건, 12개 혐의로 5건의 재판을 받는 과정을 모두 지켜본 유권자의 3분의 1이 이미 이재명을 지지하는 불변의 고정표가 됐다. 거기에다 국민의힘에 실망한 중도 유권자가 대거 이 후보 지지로 선회한다. ‘이재명은 안 된다’고 아무리 소리 높여 부르짖어도 소용이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권자들이 이재명의 실체를 정확히 알고, 그가 당선됐을 때 대한민국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똑똑히 보여줘야 한다. 이어서 그런 이재명을 이기고 대한민국을 경제와 안보의 복합적 위기에서 벗어나게 할 유능하고 도덕성 높은 후보를 발굴해야 한다. 스스로 판단해 그런 후보가 아니라면 모두 물러나라.

당 안팎 할 것 없이 ‘이 사람이라면 믿을 수 있다’고 생각되는 인사를 대선 후보로 모시라. 지금 출마를 선언한 후보 중 한 명도 그런 사람이 아니기에 수많은 여론조사에서 유권자들이 이재명을 지지하는 것이다. 이번 6·3 선거에 대한민국과 민주주의의 명운이 달렸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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