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카이스트 공동 연구 결과 발표
“장기간 규칙적 운동이 뇌 노폐물 배출 경로 강화해”
알츠하이머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선 규칙적인 운동이 권장된다. 이런 통설은 그간 널리 알려져 있었으나, 막상 그 이유에 대해선 명확한 근거가 부족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생체 단백질 변화와 뇌 자기공명영상(MRI)를 통해 그 이유를 밝혀냈다.
서울대학교는 15일 최승홍 의과대학 교수와 김유겸 사범대 체육교육과 교수, 박성홍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장기간 규칙적 운동이 뇌 노폐물 배출 경로의 기능을 강화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뇌 노폐물 배출 경로로 주목받는 글림파틱(glymphatic) 시스템과 뇌막 림프관(meningeallymphatic vessels)에 주목했다. 글림파틱 시스템은 뇌의 노폐물을 뇌 혈관 주위 공간을 시작으로 뇌척수액과 간질액 교환 경로를 통해 청소하듯 밖으로 내보내는 시스템이다. 이때 뇌척수액 공간으로 배출된 노폐물은 뇌막 림프관을 거쳐 림프절로 이동해 최종적으로 배출된다. 글림파틱 시스템과 뇌막 림프 기능이 원활하지 않으면, 알츠하이머병·파킨슨병 등 뇌 질환 유발 물질로 추정되는 아밀로이드 베타나 타우 단백질 등 독성 물질이 뇌에 축적될 수 있다.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약 3달 간 주 3회 중강도 유산소 운동(실내자전거)을 진행했을 때 3T MRI 영상기법들을 적용해 글림파틱 시스템과 뇌막 림프 흐름을 측정했다. 그 결과, 장기 운동 그룹에서만 뇌척수액과 간질액 교환 경로를 통한 글림파틱 흐름이 증가하고 뇌막 림프관의 크기와 흐름이 유의미하게 개선되는 현상을 관찰했다.
단발성으로만 운동한 그룹에선 이런 개선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장기간 꾸준히 운동한 그룹에선 혈장 단백질 분석결과 염증성 단백질이 줄고 효과적인 면역 반응과 관련된 인자가 증가했다. 이는 장기간의 유산소 운동이 뇌 염증을 완화하고 청소 기능을 활발히 한다는 근거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를 통해 장기간 유산소 운동이 뇌 노폐물 제거 경로 활성화에 결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장기간 규칙적 유산소 운동이 치매와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의 위험 요소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아울러 장기 운동 습관화를 통해약물에 의존하지 않고 비교적 안전한 방법으로 뇌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보여준 것이다.
최승홍 교수는 “꾸준한 운동 습관이 뇌 건강을 지키는데 필수적이라는 점을 과학적으로 증명했으며, 운동이 어떻게 뇌 건강을 향상시키는지에 대한 중요한 연구결과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본 연구에 사용된 글림파틱 시스템과 뇌막 림프 흐름 MRI 기법을 통해 실시간으로 뇌 건강을 평가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구혁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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