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강남구 삼익아트홀에서 열린 오페라 ‘메러디스’에 참석한 소프라노 김민지(왼쪽부터), 연출 이혜경, 배우 하도권, 배우 박호산, 작곡 이용주, 배우 정아영. 연합뉴스
15일 서울 강남구 삼익아트홀에서 열린 오페라 ‘메러디스’에 참석한 소프라노 김민지(왼쪽부터), 연출 이혜경, 배우 하도권, 배우 박호산, 작곡 이용주, 배우 정아영. 연합뉴스

“‘시네마틱 오페라’에 걸맞게 무대 전체에 컴퓨터그래픽(CG) 처리를 해서 객석에서는 영화 한 편을 보고 가는 것처럼 구현하려 했습니다.”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익아트홀에서 열린 시네마틱 오페라 ‘메러디스’ 제작발표회에서 이혜경 연출은 오페라 ‘메러디스’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발표회에는 이혜경 연출, 이용주 작곡가, 배우 하도권과 박호산, 소프라노 김민지와 정아영이 참석했다.

‘메러디스’는 6·25전쟁 당시 실제로 벌어진 민간인 구출 작전인 ‘흥남철수작전’과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항해를 그렸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지만 흥남부두를 떠나 거제도 장승포항에 도착하기까지의 과정에는 상상력을 덧입혔다. 작품에는 당시 상황을 지휘했던 선장 레너드 라루와 여러 피란민이 등장한다.

오페라 앞에 ‘시네마틱’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창작진은 클래식 오페라의 음악성과 영화적 리얼리즘을 결합한 독창적 장르라고 설명했다.

오페라와 영화적 장치를 적절히 활용해 오페라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목표에서 비롯됐다. 이 작곡가는 “오페라를 모르는 사람이 봐도 직관적으로 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음악만 귀 기울여 들으면 스토리 흐름을 놓치지 않는 점을 중요한 요소로 삼았다”고 전했다. 목표에 맞게 대중에게 익숙한 음악을 차용했다. 6·25전쟁 속 인간성을 표현한 노래 ‘굳세어라 금순아’ 등을 편곡해 도입부에 녹여 냈다. 또, 배에 탄 1만4000여 명의 피란민을 묘사하기 위해 CG를 활용하는 등 기존 오페라와 차별성을 뒀다.

드라마 ‘펜트하우스’와 뮤지컬 ‘스윙 데이즈’ 등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선보인 하도권과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과 ‘나의 아저씨’ 등에 출연했던 박호산이 주역을 맡았다. 두 배우 모두 오페라는 처음이다. 하도권은 “오페라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었다”며 “우리가 현 시대를 살게 해준 윗세대 분들을 작품으로 후대에 알리는 게 중요하고 의미 있다 생각했다”고 참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박호산은 “배에 탄 승객이 된 것처럼 연습하고 있다. 송강호 주연의 영화 ‘택시운전사’ 같은 느낌의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호산 배우의 캐스팅은 드라마적 요소를 강화하기 위함으로 솔로곡은 따로 없다.

이 작곡가는 “인위적으로 애쓰지 않아도 인간의 가치, 존엄성 등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페라 ‘메러디스’는 오는 6월 6일부터 8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막을 올린다.

김유진 기자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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