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국악관현악단 창단 60주년 공연의 초연곡을 만든 작곡가 이지수(왼쪽부터), 최지혜와 이승훤 단장. 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창단 60주년 공연의 초연곡을 만든 작곡가 이지수(왼쪽부터), 최지혜와 이승훤 단장. 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창단 60주년을 기념해 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헤리티지’ 공연을 올린다. 지난해 취임한 이승훤 단장이 지휘하는 첫 공식 무대이기도 하다.

15일 기자들과 만난 이 단장은 “최장수 국악관현악단으로서 그 유산과 역사를 상징하는 의미에서 ‘헤리티지’라는 이름을 지었다”며 “앞으로도 과거의 유산을 현대로 끄집어 내고, 다른 예술가들과의 협업의 장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1부 연주곡은 ‘단군신화’와 ‘침향무’다. ‘단군신화’는 김영동 작곡가가 1982년 발표한 곡으로 제목 그대로 우리 민족의 근간이 되는 신화를 음악적으로 풀어냈다. 이 단장은 “민족의 탄생을 알리는 설화처럼 더 새롭게 태어나겠다는 의미를 담아 곡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침향무’는 황병기가 작곡한 가야금과 국악관현악을 위한 협주곡이다.

2부에는 뮤지컬 배우 카이와의 협연과 함께 상주아리랑을 주제로 한 ‘미월(眉月)’, 그리고 ‘개벽의 강’을 선보인다. 각각 작곡가 최지혜와 이지수가 만든 초연곡이다. ‘미월’은 초승달을 의미하는데, 최 작곡가는 “달을 보면서 소원을 빌듯이 이 노래를 들으며 모두가 평안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브라스, 비올라, 첼로, 튜바 등 저음의 서양 악기를 국악기와 함께 활용했다.

이지수는 영화 ‘왕의 남자’, ‘남한산성’, ‘올드보이’ 등 음악을 만든 작곡가로, 자신은 서양 음악에 더 친숙하다고 말했다. 이 작곡가는 “기존 국악관현악에서 많이 쓰지 않았던 어떤 서양 음악 어법이나 이론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저만의 새로운 색깔을 녹여내려 했다”고 전했다. 이 단장은 두 작곡가의 곡이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방향과 미래를 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60주년을 맞이한 서울시국악관현악단에게는 ‘국악관현악의 대중화와 현대화’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이 단장은 “한때는 대중 음악에 가까운 국악관현악 곡이 쏟아지다가 이후에는 국악을 잘 모르는 관객이 듣기에 너무 힘든 학술적인 음악이 쏟아져 나오는 시기가 있었다”며 “국악관현악이 대중의 관심에서 조금 멀어진 것은 맞지만 지금이야말로 대중성을 담보하는 동시에 지속적으로 발전 가능한 음악에 대해 고민할 시기”라고 말했다.

이 단장은 “우리 악기의 매력은 나무와 돌, 쇠붙이 등 자연의 소리를 구현한 것”이라며 직접 찾아와 그 감동을 느끼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유진 기자
김유진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