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망 재구축 본격화
애플, 관세 부과 발표 앞두고
인도서 아이폰 2.8조어치 공수
샤오미·오포 등 중국 기업들
AI 탑재 중저가폰 잇달아 출시
삼성 주도하던 시장에 도전장

미국발(發) 관세전쟁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구축과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 판도가 지각변동을 맞고 있다. 애플은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전쟁이 가열되면서 중국에 편중된 기존 생산 기반을 인도로 빠르게 옮기고 있다. 강력한 정부 지원을 받는 중국 기업들은 생성형 AI를 탑재한 중저가 스마트폰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삼성전자가 주도해온 AI 스마트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애플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관세 부과 발표를 앞둔 지난 3월 한 달간 인도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아이폰을 조달했다고 보도했다. 인도 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애플의 인도 내 주요 공급업체인 폭스콘과 타타는 3월 한 달 동안 미국으로 수출한 아이폰이 약 20억 달러(약 2조8548억 원)에 달했다. 월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아이폰 수송을 위해 최소 6대의 화물 전세기가 투입된 것으로도 알려졌다. 중국산에 14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상호관세 부과 시기를 90일 유예받은 인도 생산 물량을 대거 확대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이 인도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 발표를 앞두고 미국 시장 내 재고를 확대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삼성전자도 관세 발표 이전에 올해 출시된 갤럭시 S25 시리즈 등 주요 제품을 미국 시장에 미리 선출고해 재고를 확보해 놓은 상태다.
미국의 관세 부과와 함께 중국 기업들이 AI 스마트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글로벌 시장 주도권 싸움은 더욱 격화하고 있다. 실제로 샤오미·오포·비보 등 중국 기업들은 AI를 탑재한 중저가 스마트폰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샤오미가 이달 중 국내에 선보일 예정인 중저가 스마트폰 ‘포코 F7 프로’는 샤오미의 자체 AI 운영체제인 ‘하이퍼OS 2’를 탑재했다. 하이퍼OS 2는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AI 이미지 편집과 음성인식 등 삼성전자 갤럭시 AI 스마트폰과 유사한 기능을 구현했다. 오포도 지난 2월 출시한 스마트폰 ‘리노13’ 시리즈에서 생성형 AI 기능을 전면에 내세웠고, 비보도 엣지 AI(실시간 데이터 처리·분석) 앱을 탑재한 ‘X200’ 시리즈를 선보였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중국 브랜드들이 중급 스마트폰 라인업에 생성형 AI 기능을 탑재하면 중장기적으로 애플의 시장 점유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카운트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AI 스마트폰 출하량은 4억500만 대로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12억 대)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경량 거대언어모델(sLLM)의 등장으로 스마트폰에 생성형 AI를 통합하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다”며 “올해부터는 이 같은 추세가 중급 제품군으로 빠르게 확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호준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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