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동특사, 하루새 발언 번복
트럼프, 정정 지시했을 가능성
미국 측 이란 핵협상단 대표인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가 이란에 대한 저농축 핵 허용 가능성을 언급했다가 하루 만에 번복했다. 전 세계를 상대로 상호관세를 부과했다가 13시간 만에 유예한 트럼프 행정부가 중동 문제에 있어서도 ‘오락가락’ 행보를 보인다는 비판이 나온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위트코프 특사는 이날 X에 올린 입장문에서 “이란과의 협상은 그것이 트럼프(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식 협상일 때만 완료될 것”이라면서 “이란은 핵농축 및 무기화 프로그램을 반드시 중단하고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를 위해 지속될 수 있는 강력하고 공정한 합의를 만드는 것이 필수”라면서 “그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내게 요청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WSJ는 이 같은 입장이 그가 전날 오후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핵협상 목표로 ‘핵 프로그램 전면 폐기’가 아닌 ‘우라늄 농축 제한’을 제시했던 것과 상반된다고 지적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위트코프 특사는 “그들(이란)은 3.67%를 넘겨 (우라늄을) 농축할 필요가 없다”며 이란이 핵을 무기화하지만 않는다면 제한적 농축이 허용될 수 있다고 시사했는데, 발언이 나온 지 하루도 안 돼 다시 강경 입장으로 돌아선 것이다.
위트코프 특사 측과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위트코프 특사의 발언이 바뀐 이유에 대한 언론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위트코프 특사의 바뀐 입장이 공개되기 전인 15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위트코프 특사를 포함한 최고위 관료들을 소집해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한 회의를 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해당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위트코프 특사에게 발언을 정정하도록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미국과 이란 대표단은 오는 19일 2차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다만 이탈리아 측이 자국 수도인 로마에서 2차 회담이 열린다고 말한 것과 달리 이란 측은 2차 회담도 오만에서 열릴 것이라 강조해 혼란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박상훈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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