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 17조 추정…전년비 6.6%↑

경기 둔화 반하는 호실적 화두로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이 0%대에 머물 것이란 암울한 전망 속에서도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순이익만 17조 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새 정부 출범 이후 금융권을 향한 ‘상생’ 압박은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올해 연간 총 17조6197억 원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이 예상된다. 지난해(16조5268억 원)보다 6.6% 증가한 규모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가 더디게 하락하면서 예대금리차가 확대됐고, 이로 인해 이자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비은행 부문 수익성 개선과 지난해 ‘홍콩 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에 따른 기저효과가 맞물리며 금융지주들은 올해도 견조한 수익 구조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이미 지난해 금융지주들은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이 이날 발표한 ‘2024년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 잠정치’에 따르면 10개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iM·BNK·JB·한투·메리츠)의 연결 당기순이익은 23조8478억 원으로 전년(21조5246억 원) 대비 10.8%(2조3232억 원) 증가했다. 금융지주들의 당기순이익은 2021년부터 3년 연속 21조 원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23조 원대를 돌파했다. 업권별로는 은행 부문 순이익이 9628억 원(6.3%) 늘었고, 보험과 금융투자는 각각 5516억 원(16.5%), 4225억 원(15.2%) 증가했다. 이는 비은행 부문이 실적을 견인하며 금융지주 수익 구조를 더욱 다변화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관세전쟁과 장기 경기 둔화 속에 금융지주들만 실적 잔치를 벌일 경우, 상생 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정경 기자
박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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