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시진핑 관세전쟁 격화
슈퍼컴에 전용 우려 차단하고
꿈쩍 않는 中에 협상참여 압박
習, 말레이서 反美 전선 확대
홍콩, 미국행 우편 접수 중단

스트롱 vs 만만디
황혜진 기자, 베이징 = 박세희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저사양 범용 인공지능(AI)용 반도체인 H20 칩의 중국 수출을 무기한 제한했다. 대(對)중국 관세를 총 145%까지 올렸음에도 중국이 맞대응하며 버티기에 나서면서 중국과의 관세 전쟁이 꼬이자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해석된다.
15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지난 9일 미 정부로부터 H20 칩을 중국에 수출할 경우 당국의 허가가 필요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14일에는 정부로부터 이 규제가 무기한 적용될 것이라는 통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H20 칩이 중국의 슈퍼컴퓨터에 사용되거나 전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정부가 새 규제의 근거로 들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고사양칩 중국 수출 금지 조치에 중국 맞춤형으로 H20 칩을 제작해 중국에 수출해왔다. 중국에 합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가장 사양이 높은 것이다. H20 칩은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지난 1월 내놓은 저가형 추론 AI 모델 학습에 사용한 칩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이번 조치는 잇단 조치에도 대화에 나서지 않는 중국에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은 중국 코트에 있다. 중국은 우리와 협상을 해야 하지만 우리는 중국과 협상할 필요가 없다”며 중국에 협상장에 나올 것을 촉구했다. 이어 “중국은 다른 나라처럼 우리가 가진 것, 미국 소비자를 원하며 다른 식으로 말하면 그들은 우리 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틱톡 거래를 위해 대중국 관세를 줄여줄 수 있다고 말한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이 여전히 유효하냐는 질문에 “우리는 중국과의 거래에 열려있다. 중국은 미국과의 협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은 아직 대화에 나설 움직임이 없으며, 대신 대미 연합전선 구축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5일 동남아시아 3국 순방 두 번째 목적지인 말레이시아에 도착해 서면 연설을 통해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 간 전통적 우의를 심화하고 상호 신뢰를 증진하며 중·말레이시아 운명공동체 건설이 끊임없이 양국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의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무역 관세 인하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한편 홍콩 당국은 16일 미국의 소액소포 면세 폐지에 반발해 미국행 우편 접수 중단에 들어갔다.
황혜진 기자, 박세희 특파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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