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부터 피해 본격화 전망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saysay@munhwa.com

중국이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5.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예상치를 상회한 것으로, 미·중 무역전쟁 격화 이전에 ‘밀어내기식’으로 수출을 늘린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145%의 고율 관세 영향이 본격 반영될 2분기부터는 상황이 나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6일 올해 1분기 GDP가 5.4%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산업생산과 소매판매도 각각 7.7%, 5.9% 늘며 예상치를 상회했다. 5.4% 성장률은 중국 정부가 ‘5.0% 안팎’으로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보다 높으며 지난해 4분기 성장률과 같은 수치다. 로이터통신(5.1%)과 블룸버그통신(5.2%)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도 상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에 2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 이후 상황이 반영된 것임에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최근 미국에 ‘강 대 강’으로 맞서고 있는 중국이 내비친 경제적 자신감이 여기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5.4% 성장률은 최근 수출이 급증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 3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2.4% 증가한 3139억1000만 달러(약 448조 4000억 원)로 집계됐다. 지난달 가장 큰 폭의 수출 증가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 나타났다. 태국과 베트남으로 향한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9%, 16.5% 증가했다.

다만 트럼프발 145%에 이르는 관세 폭탄 영향이 실제 반영되는 2분기부터는 경기가 악화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골드만삭스는 “4월부턴 관세 여파가 직접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중국이 올해 목표로 내건 5% 안팎 성장률 달성은 너무나 어려운 목표”라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5%에서 4.0%로 낮췄다. UBS도 “관세 충격은 중국 수출에 전례 없는 도전이 될 것”이라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3.4%로 하향 조정했다.

박세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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