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4∼15일 경선 후보 접수 마감에 이어 16일부터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지만, 컨벤션 효과는 고사하고 정반대 현상을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근본 원인은, 경선 시스템 자체가 중도 확장을 가로막으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층 의존도를 높이도록 잘못 설계됐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더불어민주당에서 더 이상 윤 전 대통령 및 친윤 세력에 대한 비판을 줄이고 심지어 그들에게 ‘멍석’을 깔아주자는 뼈 있는 조롱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접수자 11명에 대한 서류심사를 통해 1차 경선 후보자(8명)를 발표하고, 21∼22일 여론조사를 통해 2차 진출자 4인을 가린다. 그런데 여론조사 대상을 다른 정당 지지자는 제외키로 함에 따라 윤 전 대통령과 친분을 앞세우는 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해졌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민주당 인사들은 “윤 전 대통령이 자꾸 노출되는 편이 대선에 유리하기 때문에 굳이 공격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박용진 전 의원은 “지금 윤 전 대통령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대선 후보로 민주당이 ‘생큐’할 만한 사람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윤심’이 강조되고, 그런 연장선에서 최종 후보가 결정되면 민주당으로선 감사할 일이라는 비아냥이다.
지난 11일 서울 서초동 사저로 옮긴 윤 전 대통령은 “다 이기고 돌아온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3년 하나, 5년 하나” 등의 발언을 했다. 14일 내란죄 첫 재판에서는 90여 분 동안 직접 변론에 나서 “평화적인 대국민 메시지 계엄”을 주장했다. 이런 언행은 이재명 전 대표를 거드는 결과를 낳을 뿐이라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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