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미국과 중국 간 ‘관세 폭탄’이 ‘치킨 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의 대(對)중국 145% 관세에 중국의 125% ‘맞불 관세’로 최악의 경우 양국 무역은 결국 단절될 것이라는 세평도 나온다.
치킨 게임(Chicken game)은 ‘이판사판식’의 양보 없는 대결. 어느 한쪽이 양보하지 않을 경우 양쪽이 모두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극단적인 상황을 말한다. 냉전시대에 미국과 소련 간의 군비경쟁이 그랬다.
치킨 게임에서 패자는 겁쟁이로 낙인찍히게 된다. 영어 ‘chicken’은 명사로 닭, 닭고기 이외에 형용사로 ‘cowardly(겁이 많은)’라는 뜻이 있다. 겁쟁이라는 의미 때문에 ‘치킨 게임’이라 불리게 됐다.
치킨 게임은 절대 강자가 이득을 독식하는 ‘제로섬 게임(Zero-sum game)’과 유사하다. 제로섬 게임은 승자가 얻는 이득과 패자가 잃는 손실의 총합이 제로가 되는 승자독식(Winner-takes-it-all)의 게임을 말한다. 누군가 이득을 보면 누군가는 반드시 손실을 본다.
치킨 게임은 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자동차 게임에서 유래한다. 한밤중 도로의 양쪽에서 두 명의 경쟁자가 자신의 차를 몰고 정면으로 돌진하다가 충돌 직전 핸들을 꺾는 사람이 지는 경기다. 핸들을 꺾는 쪽은 겁쟁이(치킨)로 낙인찍힌다.
‘치킨 게임’의 딜레마. 승리인가, 공멸인가. 고도의 전략인가, 알량한 자존심의 대결인가. 배수진을 친 협상을 막다른 상황까지 몰고 가는 초강수인 ‘벼랑 끝 전술(Brinkmanship)’은 결국 모두 손해다. 어느 한쪽도 핸들을 꺾지 않을 경우 치킨 게임에서는 둘 다 승자가 되지만 결국 충돌함으로써 양쪽 모두 자멸하게 된다. 치킨 게임은 ‘꽃놀이패’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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