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3주 만에 무장정파 하마스의 통치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재개했다. 하마스가 시위 참여자들을 처형하고 구타·고문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음에도 주민들이 거리로 계속 쏟아져 나오면서 가자지구 내부 불만과 분열이 최고조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와이넷(Ynet), 예루살렘포스트 등 이스라엘 현지매체에 따르면 이날 수백 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라히아에 모여 하마스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SNS에 확산한 영상들을 보면 시위대는 “하마스 퇴진” “평화에 찬성, 테러에 반대” “우리는 평화롭게 살고 싶다” 등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어린아이들도 ‘우리는 배우고 싶다’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시위에 참여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달 25일 베이트라히아에서 처음 시작된 지 약 3주 만에 재개된 것이다. 당시 시위는 며칠간 가자시티, 자발리아, 칸유니스 등 가자지구 전역으로 확산하다가 하마스의 강력 진압 뒤 소강상태였다. 시위 참여자 최소 6명이 하마스에 처형됐고, 공개 장소에서 구타나 고문을 당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도 일부 하마스 대원들과 지지자가 시위대에 침투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들이 구호를 ‘전쟁 종식’으로 바꾸려 시도하다가 정체를 들키고 욕설 속에 쫓겨나는 모습이 일부 SNS 영상들에 담기기도 했다.

한편 이날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성명을 내고 “군은 레바논과 시리아에서처럼 가자지구에 일시적이거나 영구적인 상황이 생길 경우 보안구역에 남아 지역사회의 완충 작용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영구적으로 주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그러면서 카츠 장관은 군이 가자지구에서 지상과 지하의 테러 시설을 해체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수십만 명이 대피했고, 이 지역의 수십%가 보안구역에 편입됐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이 구호품 반입을 불허한다는 비난과 관련해서는 “인도주의적 지원이 가자지구에 유입되는 것을 막는 것은 하마스에 대한 압박 수단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도 별도 발표에서 지난달 18일 가자지구 군사작전을 재개한 이래로 1200개의 테러 목표물을 공습했으며, 100건 이상의 표적 사살이 이뤄졌다고 집계했다.

박상훈 기자
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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