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가족부 2023 국가성평등지수 발표

 

2023년 65.4점 전년비 0.8점↓

코로나19때 ‘나홀로 가사’ 늘고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더 줄어

돌봄기관 미운영·원격수업 단축

가족 내 ‘남-여 역할’ 더 굳어져

한국 양성평등 수준을 나타내는 국가성평등지수가 2010년 집계 이래 처음 전년 대비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여성이 ‘독박 육아’를 하거나 ‘나 홀로 가사’를 하는 경향이 강화된 것이 주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 이후 ‘젠더 페널티(gender penalty·여성이 겪게 되는 보이지 않는 불이익 상황)’가 부과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성가족부는 2023년 국가성평등지수가 65.4점으로, 전년인 2022년(66.2점) 대비 0.8점 하락했다고 17일 밝혔다. 국가성평등지수는 양성평등기본법 제19조에 따라 우리나라 양성평등 수준을 파악하고 정책 추진 방향을 수립·평가하기 위해 2010년부터 매년 발표하는 수치다. △의사결정 △고용 △소득 △교육 △건강 △돌봄 △양성평등 의식 7개 영역, 총 23개 지표로 측정한다. 성별 격차가 완전히 평등하면 100점이고, 완전 불평등 상태면 0점이 된다.

영역 및 세부 지표별로 보면 양성평등 의식의 세부 지표 중 ‘가족 내 성별 역할 고정관념’이 전년 60.1점에서 43.7점으로 16.4점 줄며 가장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주류화연구 본부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돌봄기관 미운영, 원격 수업 등으로 여성들의 가족 내 가사 돌봄이 늘어난 점, 육아휴직·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등 육아 지원 제도를 여성들이 주로 많이 사용하는 점 등이 전반적으로 영향을 줬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성평등 의식의 ‘여성인권에 대한 인식’ 지표도 전년 84.6점에서 81.3점으로 3.3점 줄었다. 그 외 돌봄(32.9점) 영역도 전년 대비 0.1점 하락했고, 의사결정(32.5점) 영역 점수도 낮은 수준에 그쳤다. 의사결정 영역은 국회의원, 장관, 4급 이상 공무원 등의 여성 성비로 산출되는 점수다. 국가성평등지수가 2010년 조사 이래 전년 대비 하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2년 지표 체계를 개편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하락세를 보인 사실상 첫 사례다.

여가부는 향후 여성 생애 전반에 걸쳐 경제활동 지원을 강화하고, 과학·기술·첨단산업 분야에 진출하는 여성들을 전폭적으로 뒷받침할 예정이다. 여가부는 지난달 개최한 제18차 양성평등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제4차 여성의 경제활동 촉진과 경력단절 예방에 관한 기본계획(2025∼2029년)’을 발표했다고 이날 밝혔다.

김현아 기자
김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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