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씨 퍼지는 비화 잦아 크게 확산
2022년 울진 산불 피해의 5.5배
지난달 의성에서 발생해 경북 5개 시·군을 휩쓴 ‘괴물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 면적이 애초 산림청이 발표한 산불영향구역의 2배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17일 산림당국 등에 따르면 산림청과 각 지방자치단체가 합동 조사한 결과 의성을 비롯해 안동·영덕·영양·청송 등으로 확산한 산불 산림 피해 면적이 9만㏊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산림청이 산불 진화 이후 밝힌 산불영향구역 4만5157㏊의 2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또 2022년 3월 4~13일 10일간 확산하며 산림 1만6302㏊를 태워 역대 최악으로 불린 울진·삼척 산불의 5.5배에 해당한다.
산불영향구역은 화재 현장에 형성된 화선 안에 포함된 면적으로 진화가 완료된 뒤 확인하는 피해 면적과 다르다. 진화가 완료된 뒤 타지 않은 부분은 산불영향구역에는 포함되지만 피해 면적에는 들어가지 않아 통상 산불영향구역의 약 70%가 피해 면적으로 나온다.
하지만 이번 산불의 경우 조사 결과 실제 피해 면적이 이례적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산불영향구역을 크게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산불은 이상고온과 극도로 건조한 날씨, 강한 돌풍 등으로 급속도로 광범위하게 확산했다. 특히 순간풍속이 초속 27m에 이르는 태풍급 강풍이 이어지면서 불씨가 먼 곳으로 날아가는 비화(飛火) 현상도 잦았다. 경북 내륙 지역인 안동에서 바닷가인 영덕까지 시간당 8.2㎞ 속도로 불씨가 확산했다. 이 때문에 애초 예상보다 피해 면적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산불 현장이 워낙 넓어 주불 진화 직후 영향구역 추산에 잡히지 않은 지역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당국은 조만간 산림 피해 면적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경북 산불 피해 조사 결과 사유시설과 공공시설 피해액은 총 1조1306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주택 4458채와 시설하우스 1397동이 소실됐다. 또 농작물 2062㏊, 축사 485동, 농기계 1만4544대, 어선 29척, 중소기업·소상공인 1057개도 피해를 봤다. 이재민도 2128가구 3509명이 발생했다. 여전히 2개 지역은 무선 통신이 되지 않고 있고 주택과 농사용 전기시설도 일부 지역에서 복구 중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복구 예산은 피해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중앙부처 협의를 거쳐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확정된다”고 말했다.
박천학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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