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역성장률 전망 대폭 하향
亞 수출전망 4.7% → 1.6%, 유럽 지역은 1.8% → 1.0%
“관세유예 90일 끝나고 나면… 무역성장률, 코로나 후 최악”

파월 ‘관세 경고’
세계무역기구(WTO)가 16일(현지시간) 6개월 만에 올해 세계 상품무역 성장률을 3.0%에서 -0.2%로 대폭 낮춘 것은 그만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벌어지는 관세 전쟁이 세계 무역에 미치는 충격이 크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WTO가 이날 발표한 ‘세계 무역 전망 및 통계’ 보도자료에 따르면 올해 무역 성장률 전망은 6개월 만에 성장에서 감소로 전환됐다. WTO가 지난해 10월 내놓은 보고서에서는 올해 세계 상품무역 성장률은 3.0%로, 강력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지난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전 세계를 대상으로 관세를 쏟아내면서 기존 전략을 수정하게 됐다는 것이 WTO의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최근 철강, 자동차 등에 25%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고 무역 상대국들을 대상으로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했다. 이후 국가별 상호관세는 90일간 유예하기로 했지만 중국과는 보복성 관세 공방이 이어지며 양국 간 일부 품목의 관세율이 100%를 넘어선 상황이다. WTO는 상품무역 축소로 인해 상업 서비스 무역에도 차질이 빚어지면서 올해 상업 서비스 무역 성장률 전망치도 6개월 새 5.1%에서 4.0%로 축소됐다.

WTO는 올해 무역이 가장 위축될 지역으로 북미 지역을 꼽았다. WTO는 올해 북미 지역의 수출이 12.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6개월 전엔 2.9%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출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 것이다. WTO는 이 지역 무역량 감소가 올해 전 세계 무역 성장률 감소에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아시아 지역 무역 성장률도 1.6%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역시 6개월 전(4.7%)보다 크게 감소한 수치다. 유럽 무역 성장률 전망도 1.8%에서 1.0%로 축소됐지만 성장세는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명목을 내걸고 관세 전쟁에 나섰지만 미국이 가장 타격을 크게 입게 되는 셈이다. WTO는 미·중 관세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중 무역 분쟁이 상당한 무역 전환을 촉발시킬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 경우 중국에 유리한 상황이 펼치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중국의 수출은 밀어내기 전략으로 북미를 제외한 전 세계 지역에서 4∼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WB) 총재는 이날 “관세 인상은 투명성과 성장세 하락으로 귀결되는 갈등을 만든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에 대한 우려를 피력했다. 방가 총재는 “많은 개도국이 높은 관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관세를 낮추면 미국이 부과하는 상호관세의 위험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국 간 무역 협상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황혜진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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