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리그 20경기서 16승…‘쪽집게’ 전력분석 통했다

 

투수 연습량 높여 제구력 개선

올 경기당 투구수 156→138개

피안타율도 유일하게 ‘1할대’

 

분석팀, 선수들 개별기록 체크

상대팀 타력·수비력 정밀 분석

LG의 모창민(왼쪽 두 번째) 타격코치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전력분석실을 찾아 김연형(맨 왼쪽)·박세훈 전력분석원으로부터 상대 투수들의 정보를 듣고 있다. LG 제공
LG의 모창민(왼쪽 두 번째) 타격코치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전력분석실을 찾아 김연형(맨 왼쪽)·박세훈 전력분석원으로부터 상대 투수들의 정보를 듣고 있다. LG 제공

“모든 경우의 수에 대비하는 준비성이야말로 최고의 작전이다.”

프로야구 염경엽 LG 감독이 자주 하는 말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프로야구는 상대를 분석하고 내 전력은 감추는 치열한 정보전이 펼쳐지는 곳이다.

2025 신한 쏠(SOL) 뱅크 KBO리그 개막 후 줄곧 선두를 달리고 있는 LG의 내부에선 데이터분석팀의 철두철미한 준비와 치밀한 분석이 시즌 초반 1위 질주의 ‘숨은 원동력’이라고 입을 모은다. LG는 ‘무적 트윈스’ 모드를 발휘 중이다. 17일까지 20경기를 치르는 동안 무려 16승을 챙겼다. 시즌 개막 후 1위 자리를 한 번도 놓치지 않았고, 올 시즌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10승 고지를 밟았다.

전문가들은 올해 LG를 두고 “약점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안 풀리는 곳이 없다. 17일까지 LG는 팀 평균자책점(2.68)과 타율(0.282)에서 1위에 올라 있다. 그중에서도 마운드의 힘은 막강하다. 피안타율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1할대(0.198)를 유지 중이다. 이닝당출루허용률(WHIP·1.07) 등 투수 세부 지표도 1위다. 토종 선발투수의 활약이 핵심 동력이다. 임찬규가 벌써 4승(1.30)을 챙겼고, 손주영(3승·4.30), 송승기(1승·평균자책점 3.18) 등이 뒤를 받친다. 불펜 역시 안정감을 유지하고 있다. 장현식, 김강률, 김진성, 박명근이 버틴 불펜진은 10개 구단 중 유일한 1점대 평균자책점(1.93)을 유지 중이다. 국내에서 가장 외야가 넓은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쓰는 타선도 막강하다. 타율뿐 아니라, 득점(127개)과 타점(116개), OPS(0.807) 등에서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치열하고, 철저하게 시즌을 준비한 결과다. LG는 지난 시즌을 3위로 마친 뒤 곧바로 2025시즌을 준비했다. 야구단 전체가 모여 2024시즌의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반성했다. 노석기 LG 데이터 분석 팀장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내부에서 치열한 논의가 예년보다는 3∼4배 이상 이뤄졌다”고 귀띔했다.

당시 최대 화두는 투수들의 제구였다. 데이터분석팀에선 “투수들의 제구를 개선 시키기 위해 투수들의 연습 투구량 증가 등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고 건의했다. LG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해 11월 마무리캠프와 올해 2월 스프링캠프에서 투수들의 투구수를 늘렸다. 결실이 나오고 있다. 올해 LG 투수들의 제구가 확 달라졌다. 17일 기준, 9이닝당 볼넷은 올해 3.34개(2위)로, 지난해 3.73개(6위)보다 좋아졌다. 제구가 되니 전체 투구수도 확 줄었다. 올해 LG의 이닝당 투구수는 15.5개로 10개 구단 중 1위다. 경기당 전체 투구수도 지난해 156.1개에서 올해 138.2개로 확 줄었다.

LG 내부에선 김연형, 박세훈 전력분석원에 대한 칭찬이 자자하다. 전력분석원의 주요 업무는 상대의 약점 파악. 담당 분야에 따라 상대 투수력과 수비력, 타력, 주루 등을 세밀하게 체크하는 데, 작은 버릇 하나 놓치지 않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운다. 노 팀장은 “두 전력분석원이 스프링캠프부터 모든 선수와 2시간씩 상대 팀을 분석, 의견을 취합하는 과정을 거쳤다”면서 “시즌 개막 후에도 현 상황에 딱 맞는 데이터를 들고나와 정확하게 찍어서 선수들에게 주고 있다”고 말했다.

차명석 LG 단장은 “많은 데이터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우리 만의 전략적인 데이터 운용은 선수단 내에서 데이터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코치진과 선수들은 기대를 넘어 확신을 가지고 각종 자료를 익히고 있다. 올해 LG 중심타선을 이끌고 있는 문보경은 “데이터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올해 초반 더 힘을 낼 수 있는 비결”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정세영 기자
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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