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성 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내년까지 훈련센터 7개 확대

직무 컨설팅 강화 채용 주력”

“인공지능(AI) 시대엔 장애인에게 기존 단순 업무에서 벗어나 디지털 기반의 다양한 전문 직무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종성(사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은 1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공단 본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디지털 직업능력 개발훈련을 대폭 확대하고 신산업 분야에서 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맞춤형 직무를 적극 개발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AI 시대에는 기술이 빠른 속도로 변화해 비장애인도 적응하기 쉽지 않고,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직무 격차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 이사장은 “기술과 성장이 강조되는 시기에는 속도에 중점을 맞추다 보니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늦어질 수 있지만, 함께 간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새로운 기술이 나온다”며 “최근 확대된 키오스크만 봐도 기계가 높아 불편함을 겪는 장애인이 많은데, 음성 인식 등으로 보완하는 기술을 만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공단은 현재 운영 중인 디지털훈련센터 10곳을 2026년까지 17곳으로 확대해 정보기술(IT)과 디자인, 소프트웨어 테스트, 디지털 콘텐츠 제작 등 신산업 분야에 필요한 전문 인재를 양성할 예정이다.

정부가 다양한 장애인 지원 정책을 펴지만, 이들 급여가 비장애인보다 낮은 경우가 상당수다. 이 이사장은 “대기업 대상 장애인 고용 컨설팅을 강화하고, 신산업 분야 맞춤형 직무를 개발해 장애인 채용을 늘릴 계획”이라며 “디지털 인재 육성과 융복합 직업능력 개발훈련을 확대해 변화하는 노동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장애 인재를 적극 양성하겠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장애인의 직장 내 어려움과 관련해 가장 먼저 개선해야 할 점을 ‘직장 내 장애인 인식’이라고 꼽았다. 그는 “동료 직원이나 관리자들이 과도한 배려를 하거나 반대로 차별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하는데,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법정 의무화 등 더 실효성 높은 프로그램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근 경계선 지능인 직업 교육 등 공단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이 이사장은 “지난해 한국폴리텍대학 등 8개 기관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본격적으로 ‘경계선 지능 청년 일 역량 강화 및 일 경험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경계선 지능인을 위한 직업능력 개발훈련 체계를 더욱 고도화하고, 이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매년 4월을 장애인 고용촉진 강조기간으로 정해 기업과 함께 이들의 취업을 장려한다. 하지만 해당 기간 이후에는 관심은 떨어진다. 이 이사장은 “특정 기간 열리는 기념행사에 그치지 않고, 장애인 고용의 필요성과 가치를 국민 모두가 체감하고 행동으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장애인 고용은 시혜나 의무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투자로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과 연결돼 이뤄진다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철순 기자
정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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