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3개월내 인하 가능성 시사
통상 인하기엔 변동 유리하지만
금융당국 고정형 대출 권고 변수
한국은행이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대출자들의 셈법은 더 복잡해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2022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시중은행 대출금리는 4%대에서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되레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가 낮아지는 ‘금리 역전’ 현상까지 나타나며 버티기도 갈아타기도 애매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3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 대비 0.13%포인트 내린 2.84%를 기록했다. 코픽스 금리는 지난달 2022년 8월(2.96%) 이후 2년6개월 만에 2%대로 내려온 뒤 2개월 연속 2%대를 유지하고 있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 하락에도 정작 시중은행 주담대 변동금리는 고정금리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주기) 금리는 연 3.36~5.08%로 집계된 반면 주담대 변동금리(6개월)는 연 4.07~5.59%를 기록했다.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역전 현상은 고정금리 대출을 확대하려는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성에 기인한다. 변동금리는 6개월마다 금리가 조정돼 급격한 금리 상승기에 차주의 이자 부담이 커지는 문제가 있고, 대출 부실화로 연결돼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 반면 고정금리는 시장금리가 바뀌더라도 차주의 이자 부담이 유지된다. 당국 정책에 발맞춰 은행들도 고정금리 대출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변동형 대출의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내리는 방식으로 금리를 올려 수요를 억제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차주들은 금리 선택에 더 혼란을 겪는 모습이다.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고려하면 고정금리를 선택한 후 금리가 더 떨어지면 손해라는 인식이 있지만,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대출 금리에 변동금리를 선택하기도 어려운 것이다. 또 오는 7월부터 시작하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을 고려하면 DSR 계산 시 금리가 늘어나 대출 한도가 줄어들기 때문에 대출 한도를 생각했을 때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더 매력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중도상환수수료가 낮아진 만큼 일단 고정금리를 선택했다가 변동금리가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갈아탈 수 있는 선택지를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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