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가 사라졌다…권력투쟁서 밀렸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한때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혔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영향력이 이전보다 약해졌다는 징후가 잇달아 나타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이 전했다.

19일(현지시간) NYT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전날 국세청장 직무대행에 재무부 부장관인 마이클 포켄더를 임명했다. 머스크 CEO가 나흘 전 국세청장 직무대행으로 앉힌 게리 섀플리가 전격 교체된 것이다.

NYT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재무부 산하 기관에 대한 머스크 CEO의 인사 개입에 불만을 품은 베선트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머스크의 인선을 뒤집은 것이라고 전했다.

머스크는 베선트 장관에 대한 공격을 온라인상에서 이어갔다.

머스크는 지난 17일 극우 선동가로 알려진 로라 루머가 베선트 장관을 비판한 X에 동조하는 댓글을 달았다. 루머는 베선트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반대해온 금융계 인사와 협력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비난했고, 머스크CEO는 이 글을 공유하며 “문제가 된다”(Troubling)고 썼다.

NYT는 머스크 CEO와 베선트 장관의 불화를 전하면서 “머스크는 지난 몇 주간 백악관 내에서 잇달아 좌절을 겪었다”고 짚었다. 이달 초 위스콘신주 대법관 선거에서는 머스크 CEO가 후원한 보수진영 후보가 낙선해 패배 책임에 대한 화살이 그를 향했다.

또 그가 지난달 21일 국방부를 방문해 중국과의 전쟁 발발 시 작전계획에 대한 보고를 받으려고 시도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직전에 취소됐다는 언론 보도가 최근 나오기도 했다. 관세 정책 문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책사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과 설전을 벌이며 트럼프 대통령 측근 간 갈등설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 초반에 머스크의 영향력은 한계가 없어 보였지만, 근래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은 머스크의 백악관 내 영향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머스크CEO는 근래 몇 주간 언론 인터뷰도 하지 않았으며, 자신이 소유한 엑스에서도 활동이 뜸해졌다.지난달만 해도 머스크 CEO가 X에 하루 평균 107건의 게시물을 올렸으나, 이달 들어서는 전날까지 하루 평균 55건의 게시물을 올렸으며 100회 이상 게시물을 올린 날이 하루도 없었다고 전했다.

황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