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식형 의료기기, 초음파로 무선 충전…국내 연구진이 개발

초음파 무선충전이 가능한 생체 삽입형 기기용 충전기가 개발됐다. 형태가 구부러지거나 변형돼도 성능이 유지되는 등 차세대 기기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전자융합소재연구센터 허성훈 박사 연구팀과 송현철 고려대 교수팀이 구부러져도 성능이 유지되는 생체 친화 초음파 수신기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최근 수중 전자기기나 이식형 의료 전자기기의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이런 기기들의 전력 공급에 쓰이는 기존 무선 충전방식은 전송 거리가 짧거나 생체 조직 내 전달 효율이 낮은 등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새로운 무선 전력 전송 기술 방식으로 초음파에 주목했다. 초음파는 인체에 영향이 적고 조직 흡수가 적어, 생체 삽입형 기기에서 더욱 안정적인 에너지 전송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고출력 마찰전기 소재와 초음파를 전기로 바꿀 수 있는 압전소재를 활용했다. 신축성을 갖춘 소재를 활용해, 인체 곡면에 밀착할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럽게 굽혀지면서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수신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그 결과 수중 3㎝ 거리에서 20㎽ 전력을, 피부로부터 3㎝ 깊이에서는 7㎽ 전력을 전송할 수 있었다. 이는 저전력 웨어러블 기기나 이식형 의료기기 구동에 충분한 전력량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연구팀은 이 수신기가 이식형 심박 조율기나 신경 자극기 같은 의료기기뿐 아니라, 수중 드론이나 장기적 전력 공급이 필요한 해양 센서에도 적용할 수 있어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용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허 박사는 “초음파를 활용한 무선 전력 전송 기술이 실질적으로 적용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향후 소형화 및 상용화를 위한 추가 연구를 진행해 기술 실용화를 앞당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지난달 26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터리얼스’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구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