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경기’ 일으키는 美 B-1B 전폭기 일본 배치…“인도태평양 도전 대응”

막강한 화력으로 ‘죽음의 백조’로 불리며 북한 당국이 극도로 경계하는 미국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가 미국 본토에서 일본 내 미군기지로 전진 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뿐 아니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20일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제9원정폭격비행단 소속 B-1B 폭격기는 미국 텍사스주 다이스 공군기지를 떠나 지난 15일 일본 아오모리현 미사와 미군기지에 배치됐다.

이는 세계 어디든 불시에 출격하는 미 공군 폭격기임무부대(Bomber Task Force, BTF)의 첫 일본 배치 사례다. 미군은 조종사와 지원 인력 등도 함께 일본에 배치됐다고 밝혔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이번 배치에 대해 “일본과의 안보 협력을 지속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하는 모든 도전에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연합 역량을 강화한다”며 “인도태평양 지역과 동맹국, 파트너에 대한 미국의 헌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죽음의 백조’라는 별칭으로 널리 알려진 B-1B는 B-2, B-52와 함께 미국 3대 전략폭격기로 꼽힌다.

최대 속도 마하 1.25에 최대 1만2000㎞를 비행할 수 있는 초음속 전략폭격기다.

B-1B는 핵무기를 운용하지는 않지만, 최대 57t의 무장을 장착할 수 있어 B-2(22t)나 B-52(31t) 등 다른 미군 전략폭격기보다 무장량이 월등하다.

이 때문에 B-1B가 한반도에 전개할 때마다 북한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 왔다.

미국 전략자산인 B-1B의 주일미군기지 배치는 대북 압박 효과뿐만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가 공언해온 중국 견제를 위한 수단으로 풀이된다. 군 관계자는 “미국 본토에 있던 B-1B 폭격기를 전진 배치함으로써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출격 시간이 훨씬 줄었다”며 “미 전략자산을 전방 지역에 배치한 그 자체만으로도 압박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1B는 북한 김일성 전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 당일(4월 15일)에도 한반도 상공에 출격한 바 있다. 당시 한미 공군은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

지난 1월 15일 한미일 3국 연합공중훈련 당시에도 한반도 인근 공해 상공에 전개됐고, 지난 2월 20일에도 한반도에 전개된 바 있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