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드워드 리, ‘버터밀크 그래피티’ 국내출간 북토크

 

“미국출판사, 셰프는 글 못쓴다며

다른 사람들처럼 대필작가 권유

다음 낼 책은 한국에서의 경험들

당장 눈앞의 일들 꼼꼼히 기록”

“다음엔 한국어 공부 더 열심히 해서 다시 올게요.”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를 통해 이름을 알린 에드워드 리(사진) 셰프는 한국 독자들과의 첫 북토크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1월 자신의 요리책 ‘스모크&피클스’에 이어 최근 ‘버터밀크 그래피티’를 국내 출간한 그는 20일 서울 마포구 마포중앙도서관에서 출간 기념 북토크를 갖고 그간 부쩍 늘어난 한국어 실력을 뽐냈다.

국내에 요리사로 먼저 이름을 알렸지만 에드워드 리는 미국 명문대인 뉴욕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해 자신만의 문장으로 요리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이기도 하다. 이날 북토크 현장에서 그는 자신이 처음 책을 집필할 당시 “요리사는 글을 못 쓰니 다른 요리사들처럼 대필 작가를 쓰라”고 제안을 받았다며 “나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늘 읽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셰프가 되고 나서는 일하는 동안에도 계속 글을 썼고 글쓰기라는 기술을 잃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렇게 그가 쓴 ‘버터밀크 그래피티’는 2년 동안 미국 전역을 여행하며 만난 사람들과 음식,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문화와 정체성에 관한 기록으로 요리계의 노벨문학상이라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한국에서의 경험들을 일기로 쓰는 중이다. 아직 책 집필에 대한 계획은 없지만 그는 “글쓰기란 조용하게 과거를 반추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많은 공간과 시간이 필요하다”며 “지금은 삶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경험을 채우는 시기이고 앞으로 어떤 글을 쓰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당장은 계속 기록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먼 미래에 대해 생각하지 않습니다. 목표를 떠올리면 비현실적으로 느껴져요. 저는 최대 일주일 후까지만 생각합니다. 지금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다음주에 내가 흥미롭게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실천합니다.”

이날 그는 지금의 인기를 만든 ‘흑백요리사’ 섭외의 뒷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처음에는 심사위원으로 섭외가 왔다”며 “(제작진이) 한국어를 할 수 있냐고 물어서 ‘할 수 있다’고 하고 화상 인터뷰를 했는데 2분 만에 그들이 ‘한국어가 안 되시네요’ 하고 웃었다. 그러곤 2주 뒤에 다시 참가자는 어떠냐고 제안이 왔다. 그러기엔 내 나이가 너무 많아 거절했다”고 말했다.

참가를 결심한 계기는 ‘한국 음식’에 대한 열망이었다. 그는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이나 프랑스 음식이 아닌 한국 식재료로 한국 음식에서 영감을 받은 요리를 하겠다고 다짐을 했다”며 “경연 중에는 결선까지 가는 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고 오직 내가 지금 만드는 김치 소스와 스테이크 같은 것들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신재우 기자
신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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